아주 역사가 깊은 DC 코믹스의 원더우먼을 원작으로 한 2020년 영화 "원더우먼 1984(WW84)"를 봤다. 극장에서 개봉했지만 현재로는 극장에 갈 수는 없는 상태인데 HBO Max 디지털 스트리밍이 가능해서 안방극장에서 시청이 가능했다.
Geoff Johns & Dave Callaham이 쓴 대본으로 Patty Jenkins 감독의 영화는 Gal Gadot, Chris Pine, Kristen Wig, Pedro Pascal, Robin Wright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이 영화는 시작되고 초반부 10분을 너무 잘 만들었다. 원더우먼의 탄생지인 아름다운 섬 테미스키라(Themyscira)에서 어린 다이애나 프린스가 경기에 참가하는 장면을 몰입해서 보았고 그래서 끝까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 히어로를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에 등장하는 지중해 섬 풍경은 찾아보니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와 테네리페(Tenerife)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매료되었던 첫 시작 장면만 이야기하자면 어린 다이애나가 테미스키라 경기에 참가해서 성인의 참가자들과 함께 경기를 한다. 검문소들을 하나씩 통과하며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유지하고 거의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 다이애나는 그만 말에서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지름길을 선택하여 다시 말에 타는데 성공하고 1등으로 들어와 승리를 거머쥐었다 생각하지만 마지막에 영예의 선두 자리로 가는 것을 제지당한다. 이유는 다이애나가 지름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검문소 하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룰을 어긴 것이다. 그때 어린 다이애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가치 있는 것은 정직하게 얻어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말에서 떨어졌지만 위기를 지혜롭게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cheating~이 되나보다 ^^
그리고 1984년 워싱턴 D.C로 무대가 바뀐다. 슈퍼 히어로들은 어디서든 나쁜 사람들을 혼내줄 때 등장한다.
다이애나도 종종 사람들을 구해주기 위해 어디선가 등장하지만 본업은 고고학자다.
어느 날 그녀의 연구소에 등장하는 또 다른 고고학자 어리버리 바바라. 바바라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자신과 달리 모두의 관심을 받는 다이애나를 보면서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그들이 연구하는 고대 유물 중에 ‘드림 스톤’이 있다. 두 고고학자는 드림 스톤의 비밀을 알지 못한 채 각자의 마음속에서 소원을 빌게 되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다이애나는 죽은 연인을 다시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바바라는 다이애나처럼 히어로의 초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이때 실패한 사업가 맥스가 등장한다. 이 남자는 ‘드림 스톤’을 훔칠 목적으로 연구소를 방문하여 허술한 바바라를 유혹한다.
그렇게 물건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는 힘을 소유하게 된다.
세상을 자신의 욕심대로 파괴하려는 자와 회복하려는 자의 싸움을 시작하기 위해 원더우먼은 연인 스티브와 작별을 각오해야 한다.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인류애를 향하여 하늘로 날아간다.
그리스 신화의 날개 달린 황금 슈트를 입은 원더 우먼이 힘센 동물이 된 바바라 치타와 싸워 승리하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드림 스톤’이 파괴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힘이 아니라 사랑이다. 아버지를 돌아오게 설득한 것은 아들의 소원이자 아들에 대한 부성애였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교훈하며 영화는 아름답고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팬데믹으로 극장에 갈 수도 없는 2021년의 첫 시작을 "원더우먼 84"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 우리를 위협하는 세상에서 초능력의 파워가 어느때보다 필요하니까.
만약 지금 내가 소원 하나를 빌 수 있다면 어리석은 남자처럼 아내가 호흡이 끊기는 소원을 빌지 않기를.
누가 이 팬데믹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줄 소원을 빌 것인가.
응답하라 1984를 보듯 그 시절로 돌아가서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패션, 자동차를 비롯한 세상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고 우월하게 아름다운 배우 갤 가돗을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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