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거짓말쟁이들
이언 레슬리
나는 거짓말쟁이는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그럼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가?
컨디션은 좀 안 좋지만 누군가 지금 괜찮냐고 물으면 "괜찮아요"라고 거짓말을 한다. 딱히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에도 “와 예쁘네요”라는 말을 예의상 한다.
그런 거짓말은 보통 용인되는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쟁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갈 것이기에 바로 책 이야기로 시작하는 편이 낫겠다.
1장 거짓말하는 동물
#우리는 모두 타고난 거짓말쟁이
인간의 본심을 숨기는 기술은 구석기시대 사회생활의 요구로 탄생하여 실제로 언어의 발명에 힘입어 크게 발전했다. 영장류의 진화를 살펴보면 예측을 잘 할수록 생존 가능성은 높았다. 다른 이들을 속여 먹이를 뺏는 일을 더 잘하고 더 잘 속이는 이들은 생식에서 우위를 가졌다
5만 년부터 50만 년 전 사이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것은 그 기술이 속임을 향한 큰 도약이었다는 사실이다. 거짓말은 정신적 불안정 상태의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균형이 더 잘 잡힌 사람들이 거짓말을 더 잘한다.
거짓말은 우리 인간에 있는 능력이며 거짓말을 빼놓고는 인간을 잘 설명하기 어렵다. 좋든 싫든 우리는 모두 타고난 거짓말쟁이다.
거짓말의 일반적인 정의는 속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그릇된 말이다. 거짓말은 다루기 힘든 문제고 끝도 없이 다양하다.
2장 아이들의 거짓말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속이는 능력을 발휘한다. 아기들조차 언어 습득 이전부터 속임수를 쓰는 듯하다. 프츠머스 대학의 바수데비 레디는 아기들의 부모를 연구하던 중 괴롭히기, 가장하기, 숨기기, 주의를 흐트러뜨리기의 범주에 딱 들어맞는 아기의 행동 사례를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세 살 반에서 네 살 반 사이의 아이들은 훨씬 더 훌륭한 기술과 열의를 가지고 거짓말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 사회적 피드백을 많이 받게 되면서 거짓말은 줄어든다. 아이들은 교실과 운동장에서 거짓말로 얻는 이익과 함께 꽤 무거운 대가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짓말을 많이 하면 친구들과 선생님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인기가 없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들의 도덕 발달 전문가인 오벌린 대학의 낸시달링 박사에 의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기 강화 행동’이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거짓말에 대한 엇갈린 메시지를 받는다. 한편으로는 거짓말이 나쁘다고 배우고 또 한편으로는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스카프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꾸지람을 듣는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면 부모가 칭찬한다는 것을 알고 그에 따라 행동을 적응시킨다.
55쪽
그렇다. 거짓말은 하면 나쁜 것이라고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누군가에 속 마음과 다르게 표현하는 것은 또 예의라고 가르친다. 누가 용돈을 주시면 손이 바로 나가면 안 되고 “괜찮아요”를 해야 한다. 받은 선물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도 “정말 마음에 들어”라고 말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특히 예의를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에서 자란 내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미국의 문화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준 일이 참 많았다. (할 이야기는 많지만 책의 내용이 너무 방대하여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나누기로 하고)
'달링과 탈와의 연구'를 보면 체벌이나 징벌적 교훈에서 거짓말을 근절시킬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아이를 길러내는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은 아이의 가장 나쁜 본능을 근절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가장 좋은 본능을 발휘하도록 믿어주는 것. 간단히 말해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임을 시사한다.
4장 거짓말의 신호
최고의 거짓말쟁이들은 매력적이고, 단호하며, 대화 상대보다 서너 수 앞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문을 받을 때 그들의 증언은 진실을 말하는 보통 사람보다 종종 더 일관된다. 감정 표현은 꾸며내는 것만 어려운 게 아니라 감추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에크먼은 솜씨 좋은 거짓말쟁이라도 자신의 이야기와 맞지 않는 표정을 무의식적으로 지음으로써 감정의 진실을 누설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살인사건에서 유서를 법의 언어학 분야로 거짓말의 신호를 찾아낸 사례와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선거 과학수사’라는 학문이 시작되어 통계분석을 적용하는 실험의 일화들도 흥미롭다.
5장 거짓말 탐지기
1858년, 프랑스의 생리학자 에틴엘 쥘 마레는 환자들이 메스꺼움, 날카로운 소음, 스트레스를 겪을 때 혈압, 호흡, 맥박의 변화를 동시에 기록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1895년에는 이탈리아의 범죄학자 체사레롬브로소가 유사한 감정 생리에 토대를 둔 초창기의 거짓말탐지기를 발명했다. 윌리엄 제임스는 감정에서 생리반응이 나온다기보다는 생리반응으로부터 감정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1986년, 미국의 첩보원 올드리치 에임스는 CIA의 상관들로부터 일상적인 거짓말탐지기 테스를 받게 될 거라는 통보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거짓말 탐지기를 보기 좋게 통과하고 오히려 그 기계를 업신여기는 글을 썼다. 거짓말탐지기의 주된 결점은 전적으로 믿을만한 거짓말의 생리학적 신호가 없다는 것이다. 즉 거짓말을 하지 않은 정직한 사람도 긴장하면 통과할 수 없다는 뜻이다.
1997년 7월 8일 버지니아 노퍽에 사는 한 미국 해군 장교는 집에서 강간 후 살해당한 아내를 발견하고 신고한다. 경찰은 해군 동료 대니엘 윌리엄스를 범인으로 체포했다. 8시간 심문 끝에 범인의 자백을 받아냈고 공범까지 체포했다. 사형을 면하기 위해서 자백은 필수였다. 그러나 자백 후 조사에 의해서 범인의 DNA 표본이 살인 현장에서의 것과 불일치했고 오심이라는 의심이 저켰다.
그들은 왜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자백하는가 의문을 품었다.
자백은 다른 증거를 훼손함으로써 법정에 가기도 전에 재판에 영향을 준다. 케이신과 동료 심리학자 리사 헤이젤이 실험에서는 자백이 사람의 기억을 놀랄 정도로 왜곡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용의자를 식별한 60퍼센트가 다른 사람이 자백했다는 말만으로 마음을 바꾼다.
자백은 증거의 핵폭탄이다. 허위자백의 대부분은 경찰 심문의 극심한 긴장 속에서 범죄를 시인한다. 위협당한 용의자가 자백이 불가피하다고 느끼게 되면 그나마 덜 나쁜 선택처럼 보인다.
우리의 기억은 정확한가?
로프터스와 연구팀은 우리의 기억이 외부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불편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많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기억을 한다는 것은 단순한 재생이라기보다는 창조적인 재구성 행위다.
우리는 엉망이고 혼란스러운 인간행동의 불확실성을 꿰뚫고 우리를 진정한 진실의 근원으로 곧장 데려다주는 기술을 오랫동안 꿈꿔왔다. 몸을 진실의 장소로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거짓말탐지기가 이름을 날렸다. 오늘날에는 뇌에서 진실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동료를 배신하는 병사에 관한 사르트르의 이야기가 일깨워주듯이 진실은 어느 한 사람 안에 자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깥세상에 있으며 증거를 수집하고 다수의 견해를 공들여 모아야만 성립될 수 있다. 개인으로서 우리는 완전히 믿을 수 없는 증인이며 심지어 우리 자신에게도 그러하다.
167쪽
6장 뇌의 거짓말
눈을 뜨는 순간 거짓은 시작된다.
인지신경과학자 크리스 프리스의 말에 의하면 "뇌는 세상의 사진을 활발히 만들어낸다” 뇌는 모든 새로운 것을 마치 처음 만나는 것처럼 해석하려 하기보다 의자 또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고, 공이 어디로 가게 될지에 대해 일련의 기본적인 가정을 한 뒤 우리 앞에 무엇이 있는지 예측-최고의 추측-한다.
시각에만 속는 것이 아니다. 인지적 자기 기만의 원리는 몸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지각하는 세상은 욕망에 의해 구체화되기도 한다. 1947년 제롬 브루너와 세실 굿먼의 동전 실험은 많은 심리학 책에서 만났던 내용이다. 동전의 화폐 가치가 자신이 지각하는 치수의 크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보다 동전을 더 크게 지각했다. 물 실험에서도 나타났다. 목이 마른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물병이 더 가까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오판이라기보다는 자기 기만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소망적 보기 wishful seeing’라고 한다. 웨그너는 우리가 자유의지라고 느끼는 것이 관점의 장난-뇌의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인지 뇌과학이 밝혀낸 사실들로부터 부분적인 영향을 받은 현대의 철학자 대니얼 데네트는 우리 자신이 의식적인 자아를, 우리가 핵심 주인공-가공의 주요 주인공-인 소설의 초안을 쓰고 또다시 쓰는 거장 소설가로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되풀이한 것이다.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도 너무 많이 알려진 이론이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면서 한 쪽은 1달러를 다른 한쪽은 20달러를 받게 된다. 그 후의 반응은 1달러를 받은 사람들이 20달러를 받은 사람들 보다 그 따분한 작업을 훨씬 더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평가했다. 돈을 적게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믿도록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한 것이다.
같은 이론으로 한 번 나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은 내가 도와줬던 사람보다 더 기꺼이 나에게 다른 친절도 베풀려고 한다는 것이다. 페스팅거의 이론에 의하면 우리는 스스로가 누구인지에 대한 이해를 유지하기 위해 인지부조화를 피하려고 끊임없이 고군분투한다.
7장 자기기만
사람들은 사상 가능한 최악의 행위를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자신이 착하다고 믿게 할 수 있다. 시칠리아 마피아 일원들은 스스로를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여기며 주중에는 살인을 하고 일요일에는 예배를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종종 자신의 동기에 대한 낙관적인 생각과 자신을 실제보다 약간 더 능력있게 보는 경향을 결합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것을 ‘워비건 호수 효과 Lake Wobegon Effect’라고도 부른다. 또 심리학자 테일러도 사람들이 자신, 세계, 미래에 대한 허구를 고무시키는 식으로 사건을 재해석하는 ‘긍정적 착각’을 한다고 주장한다.
전쟁에서도 이런 사람들의 자기 기만으로 적을 과소평가 하고 아군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은 '피그스기만 대실패'와 같은 참폐의 역사로 남는다. 군지도자들에게 이런 능력이 많이 나타나는데 옆에 있는 참모들이 현상황에 대해 사실대로 직언을 했다가는 '후세인에게 직언했다가 바로 4토막 시신으로 돌아온 이브라힘 장관'같이 될 것을 두려워하여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성적인 생존전략은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최고의 거짓말쟁이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더 잘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속임수를 지어낼 때 자기 자신의 속임수를 실제로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트리버스의 이론대로라면 최고의 거짓말쟁이는 자신의 거짓말을 믿는 사람이다.
8장 속임의 의학
뉴욕 콜럼비아 대학의 의학교수 마틴 레온 박사는 세계 유수의 심장병 전문의다. 그는 아주 유의미한 실험을 했다. 레이저 치료 수술과 단순 레이저 치료 흉내만 낸 모의수술이다. 환자들에게 기계를 보여주고 어떻게 작동하게 될지 설명한 다음 진정제를 강하게 투약해 안정시키고 눈을 가렸으며 음악을 틀어 ‘감각격리 sensory isolation’효과를 만들어냈다. 환자들이 깨어나면 수술이 잘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1년이 지나고 그들은 상태가 훨씬 더 호전됐고 심장통증이 줄었다. 레이저에 접촉하는 일 한 번 없이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
플라시보placebo는 ‘내가 기쁘게 할 것이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플라케보 도미노 placebo domino'라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로 1785년에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는 플라시보는 온전한 과학 원리에 기초하기보다는 단순히 환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시행되는 치료의 별칭이 되었다. 책에는 이 플라시보 사례들이 상당히 많이 담겨있다. 물론 제약회사들이나 병원에서는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의학에서 거짓말의 영역도 상당히 크다는 것은 사실 놀랍지 않은 이야기다.
플라시보의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보는 곳은 전쟁터다. 부상병들을 줄 모르핀이 떨어졌을 때 소금물을 희석하여 마취제라고 속일 수밖에 없을 때 놀랍게도 소금물은 모르핀의 역할을 거뜬히 해 주었다. 간호사의 선의의 거짓말은 병사의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뒷받침하는 연구에 따르면 효과가 강력하다고 믿은 의사가 준 약을 받은 환자는 약에 대한 의심을 갖고 의사가 준 약을 받은 환자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의사의 확신, 환자의 확신, 또 건강과 치유의 문화적 상징들은 큰 영향을 준다. 사실 이 안심 효과는 거짓말에 근거한 것인데 우아하게 플라시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면 훨씬 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9장 거짓말의 힘
신종 항우울제 MK-869가 설탕약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우울증 환자에게 약효의 중요한 결정요소 중 하나는 약의 색깔이다. 파란색이 가장 효과적이고 노란색이 가장 효과가 낮았다. 또 흰색 약은 궤양을 진정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강력한 플라시보 효과의 신비다.
사람들은 씨리얼의 모양이 단순히 네모난것과 다이아몬드로 바뀐 것 만으로도 훨씬 맛이 좋아졌다, 더 바삭거린다는 평가를 내놓는다.광고사들은 대중에게 거짓말을 판다고 종종 비난받지만 광고는 부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속일수가 있다.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는 맛을 구별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우수하다고 믿는 제품을 선택한다.
우리는 비싼 포도주가 맛이 좋을것이라고 믿는다. 그랑크뤼 포도주를 한 모금 맛볼 때 (물론 맛보기 힘들겠지만)우리가 첫번째로 마시는 것은 믿음이고 두번째로 마시는 것이 액체다. 호평을 받은 영화를 보러간다든지 피카소가 그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림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선믿음(선입견,추측,기대, 욕망…) 후반응이 작동된다. 우리의 확신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다.
사람들은 말 그대로 이야기에 살고 죽는다. 수많은 연구가 종교적 믿음이 장수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10장 문 앞의 살인자
가넷은 다른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완벽하게 진실하고자 하는 욕망과 불가피하게 충돌할 것이라고 했다. 칸트는 거짓말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키므로 항상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은 진실이다. 그러나 인간이 속이는 능력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필요성으로부터 생겨났기에 거짓말과 진실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 사회라는 것이 또한 진실이다.
모든 이가 자신의 믿음에 대해 항상 전적으로 정직하다면 훨씬 더 많은 논쟁과 싸움을 시작될 것이고 사회는 분열될 것이다. 그러나 작은 거짓말의 축적은 거다란 공적 거짓말로 이어져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이나 사회 관행의 영속화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11장 정직해지는 법
안다는 느낌은 모든 면에서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할 수 있다. 그것은 논의나 상충된 의견에 대해 우리의 마음을 닫도록 부추기고 따라서 내재된 비이성적인 편견과 선입견이 우리의 마음의 보금자리를 지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343쪽
지금까지 거짓말이 생존에 얼마나 중요지를 이야기했다. 우리의 뇌는 진실을 추구하도록 돼 있지 않다. 뇌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시각을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따를 수 있는 유일한 시각을 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그래서 사회 규범을 만들었고 법 제도,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로 발전시켜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정직하게 만드는 것은 추상적인 도덕률이 아닌 사회적 의무며 사회제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직하고 하는 노력이다. 그러니까 정직은 우리가 같이 함께 해내는 것~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롭고 방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어서 (물론 실험과 이론이 겹쳐지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재밌지만 오래 시간을 들여서 읽었다. 의학의 플라시보 효과는 다수의 연구 발표를 들을 때마다 신기하고 놀랍다. 나는 그렇게 속아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들고~
거짓말이라는 정체가 그렇게 단순하게 좋고 나쁨 혹은 옳고 그름으로 재단할 수 없는 참 쉽지 않은 문제다. 어렵다고 거짓말 자체를 옹호하고 무조건 용인할수 있는는 것은 아니다. 분명 선함과 악함이 있다. 세상에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거짓과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유태인을 숨겨주기 위해 자신의 집을 찾아온 병사들에게 거짓말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신앙을 지켜야 하는지 갈등하던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의 행복과 견강이 직결된 민감한 문제로 상대에게 거짓말을 해 줄 수 밖에 없는 고민에 놓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고민들이 단순히 '거짓말'로 치부되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밥 먹듯 거짓말을 하는 뻔뻔한 자들의 거짓말을 다 똑같은 '거짓말'로 엮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많은 심리학자, 뇌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뇌가 그렇게 믿을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인 것 하나는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의 의지와 노력도 사실은 믿지 못할 존재라고도 이야기하지만 그래서 사회 안에 규범이 필요하고, 다수가 생각하는 ‘정의’에 대한 바른 이해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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