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아기 코끼리 덤보~
영화 ‘덤보’는 Tim Burton 감독이 연출한 2019년 영화다.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디즈니 만화 '덤보'의 이야기를 실사와 CG 조합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귀가 큰 코끼리 덤보 DVD도 소장하고 있는데 이 '덤보'가 뭐 새로울까 해서 안 본다고 미루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아서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다.
이제 아이들도 영화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한다. 연기자들은 동물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나중에 그래픽 작업을 했을 텐데.. 동물이 없는데 있는 척 만지며 바라보며 연기했겠네.
그런 것까지 상상하며 보는 재미도 있지만 영화는 살아보지 않았던 100년 전의 시대를 엿보는 재미도 제공한다. 그때는 극장이 아닌 서커스나 쇼가 유행이었다. 쇼는 화려하고 재밌지만 쇼 커튼 뒤에는 인간의 욕망이 있다는 것. 거기에다 가족애를 찾는 훈훈한 감동까지. 여러 가지로 괜찮게 볼만한 영화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왕년의 서커스 스타 홀트는 한 팔을 잃은 채로 서커스로 돌아온다. 아내 애니는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하고 이제 혼자 두 남매를 키워야 하는 홀트는 그곳에서 서커스 동물들을 돌보는 일이라도 하며 지낸다. 서커스의 코끼리 점보가 낳은 아기 코끼리는 글쎄 귀가 너무 크다. 녀석이 덤보~
외모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 거라 예상했지만 처음에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코끼리가 아니라며 놀림과 조롱을 당해야 했다. 동물도 모정이 있다고 이런 것을 참지 못한 엄마 점보는 소란을 일으키고 다른 곳으로 팔려 덤보와 헤어지게 된다. 홀트의 자녀 밀리와 조는 덤보 옆에 있으면서 엄마를 잃은 아기 덤보를 자신들을 보듯 잘 케어하게 된다.
그때 우연히 덤보가 깃털만 있으면 귀를 날개 삼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비밀을 알게 된다. 이제 아빠의 서커스는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되겠지?
그러나 재주가 있다고 아무런 노력 없이 그냥 쉽게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다. 덤보도 나름 노력을 해야 한다. 하늘을 나는 코끼리는 인기가 대단했고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서 덤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동업을 제안하는 사업가 반데비어를 따라서 기대를 안고 뉴욕의 드림랜드로 진출한다.
아름다운 곡예사 콜레트(에바그린)와 덤보는 화려한 쇼를 앞두고 함께 공중비행을 하는 훈련을 한다.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콜레트와 덤보는 진심으로 가까워지지만 욕심 때문에 충분한 연습 기간도 주지 않고 또 사전에 말도 없이 실전에 안전망을 치우고 덤보와 콜레트에게 위험한 공연을 밀어붙이는 반데비어의 속내가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홀트의 서커스팀은 힘을 합쳐 덤보의 공연 중 탈출을 기획하고 멋지게 공연장을 벗어나 반데비어를 골탕 먹이는데 성공한다. 물론 엄마와 재회도 성공하고.
이 영화도 지난번에 소개했던 ‘원 앤 온리 이반’을 생각나게 한다.
인간이 동물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동물과 인간이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
동물이 인간이 만든 플랫폼을 벗어날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이다.
덤보와 홀트 그리고 남매가 하늘을 날며 극적으로 탈출하고 엄마와 재회하는 덤보.
나는 결론이 마음에 든다. 동물은 동물의 왕국으로 가고 서커스 재주는 사람이 부리고
그러면서도 서커스가 망하지 않고 꾸려가는 장면이 마음에 든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에 엄마를 그리워하며 살다가 자신들처럼 엄마 없이 살아야 하는 아기 코끼리 덤보를 통해 새롭게 가족을 형성하고 가족애를 느끼는 밀리와 조 남매.
그런 그들에게 덤보는 소중한 가족이 됐고 또 경제적인 큰 이익이지만 아이들은 덤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 엄마라는 것을 깨닫고 엄마와 덤보를 초원으로 보내준다.
마지막에 불길을 헤치고 나가야 할 때 깃털이 없지만 아이들의 간절한 주문으로 기적을 만든 덤보를 보는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만한 요소가 많다. 내가 의지하는 깃털은 무엇인지. 깃털의 힘을 빌릴 수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극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