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든지 대면, 비대면 많이들 오징어 게임 이야기를 합니다.
청불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길지만 않았어도 (물론 드라마 기준으로는 짧지만요 제가 보는 영화의 기준으로는 길죠) 진작에 이 이야기를 올리려고 했는데 사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고 이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어요.
원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리뷰를 쓰는 편이지만 모두가 하는 이야기라서 굳이 나도 해야 하나(?) 그런 마음도 있었고 가장 큰 이유라면 이런 영화가 먹히는 세상이라는 것이 너무나 씁쓸하고 슬퍼서였죠.
황 감독이 인터뷰에서 그러더군요. 원래 2008년에 영화를 기획했는데 당시에는 모두가 기괴하고 난해하다고 말해서 만들 수 없었다고
그런데 10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현재 상황과 맞는다고 공감한다는 말들을 해 준다고.
코로나 팬데믹도 어찌 보면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까요. 경제적인 것이든 건강적인 것이든 일단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니까요.
중. 고등학생인 두 아이들도 학교에서 이미 "Squid Game"이야기가 핫해서 프리뷰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청불이지만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그냥 보는 거죠.
코로나 팬데믹에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미국 안에서도 인기였는데 친구들이 "달고나가 한국꺼였어?" 라고 물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형이자 오징어게임의 모형인, 동그라미 세모 네모 ○△□가 인싸 아이템의 상징이 되어버렸네요. 이 도형만 보면 생각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징어 게임을 "재밌다"로 말하는 것을 거부하고 싶지만 한꺼번에 정주행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드라마죠. 벌써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그래도 혹시 아직 안 본 사람들을 위해서 스포는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요즘 우리 동네에서도 오징어 게임의 규칙이랍니다.
이 드라마를 본 후에 씁쓸했던 이유는 인간의 민낯을, 그 추악한 바닥을 다 보여주기 때문이죠.
사실 요즘 사건 사고들을 보면 얼마나 사람들이 더 악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잔인하고 극악무도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세상이 살만하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오징어 게임에서는 남녀노소, 학벌, 외모, 성격, 국적, 종교의 유무 관계없이 모두 하나같이 "돈"때문에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게임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나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야."
처음엔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기 위해 힘도 합치고 팀도 이루지만 정말로 마지막 순간이 오면 인간은 결국 '나'자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겁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떡 한 쪽이라도 나눠먹고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지만 동시에 내가 아닌 옆에 사람이 혼자서 독식하는 것은 절대로 놔둘 수 없는 것 또한 인간의 양면성인 거죠. 그러니까 선의도 내가 마음이 허락할 때만 가능한 겁니다. 저절로 선해질 수 없는 거죠.
초대장을 받기까지 스스로 생을 포기하려던 사람이 돈 앞에서, 경쟁자 앞에서 다시 이를 악물고 살아보겠다고 덤벼드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에 슬퍼집니다. 깐부라고 손가락 걸어서 맹세한 사이라도 말이죠~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정말 인간들, 인간들이 살아가는 자본주의. 약육강식의 세상을 그대로 보여주더라고요.
오징어 게임의 첫 시작이 1988이었던 만큼 응팔처럼 추억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참 많을 것 같아요.
제일 먼저 시작되는 딱지치기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홀짝, 오징어 게임 모두 어려서 했던 놀이죠.
저는 달고나 뽑기를 너무나 좋아해서.. 정말 하루라도 안 먹으면 큰일 날 것처럼 먹었더랬죠.
지금은 달아서 못 먹겠지만 그땐 왜 그렇게 그게 맛있었는지 몰라요.
달고나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평등입니다.
뽑기를 할 때 침을 바르고 라이터를 쓰는 꼼수를 부려도 일단 약속한 대로 승리는 주어집니다.
하지만 탈락자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자비란 없죠. 그런데 정말 평등한 게임일까요?
너무 무섭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우리 안에도 그런 마음이 다 내재되어 있겠죠.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 때 어느 순간 주식과 가상화폐는 최고의 핫한 이야기가 되어있더라고요.
죽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는 것이죠.
그것이 멋진 말로 포장된 위기가 기회라는 말의 숨겨진 비밀이 아닐까요?
더불어 같이 놀고 어우렁 더우렁 살고 싶지만 우리는 어려서부터 성적순위의 등수를 매겨왔고 놀이를 해도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을 배워왔죠.
마지막으로 영감님의 마지막 대사가 엔딩 뒤에도 가슴을 울립니다.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 묻죠
바로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겁니다.
모두들 일확천금을 노리고 돈만 있으면 인생이 재밌고 행복이 그냥 찾아올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누구나 인정하는 인생의 원리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럼에도 한 번만이라도 원 없이 부자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는 사실입니다.
너는 소확행을 찾을지언정 나는 한번뿐인 인생 폼나게 살고 싶은게 사람마음입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겁게 노는 놀이라는 것. 어렸을 때 친구들과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았던 때처럼요.
관중석에서는 절대로 맛볼 수 없는 재미가 바로 직접 뛰는 것이라는 대사가 마음에 훅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도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게임을 다시 찾아 나섭니다.
그곳만 벗어나면 다시는 안찾을것처럼 절규했지만 내 마음이 변해도 돈으로 돌아가는 세상은 바뀌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은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극중에서도 강조합니다.
그런데요 벼랑끝으로 자꾸 내몰리는 사람들에게 선택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던것은 아닐까요.
부자가 되고 VIP가 되면 달라지는 것은 우아하게 추한 일을 할 뿐인 줄 알면서도 모두들 그런 자리에 올라가기를 희망하죠.
나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믿으니까요.
하필 추억의 장소와 추억의 놀이가 너무 무섭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옛 기억 되살리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인간에 대해 곱씹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즌 2는 언제쯤 나올까요?
감독은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하지만 넷플릭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기회를 놓칠리 없죠~
스포없이 긴 이야기를 하기란 너무 어렵네요
어쨌든 최고의 반전은 인간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믿는 사람, 내가 믿고 있는 그 사람이 반전일 수 있을테니까요.
그 부분을 가장 꼬집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사람들이 정말 재밌는 것이 이번 할로윈 의상으로 오징어 게임 의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중이고 명함이라든가 패러디도 넘쳐나고 있어요. 게다가 극 중에서 노출된 오징어 게임 명함의 전화번호가 어처구니없게도 실제로 소유자가 있는 번호라서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겠다는 문자와 전화가 엄청 쏟아진다고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으니 이 모든 것이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여러분도 전화 해 보셨나요?
만약 내가 그 번호였다면 저는 이렇게 자동응답을 해 놓고 싶네요
"게임에 참가를 원하십니까? 참가를 원하시면 귀하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해주세요"
이 번호를 1억에 산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 번호는 지금 인기로 보면 그 값 이상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네요.
아무리 그래도 할로윈 의상으로 오징어 게임의 가면을 본다면 너무나 소름이 끼칠 것 같아요.
친구들이 BTS 이후로 최고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오징어 게임이고 오징어 게임 속의 게임들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청불은 원칙대로 불허합니다. 유혹의 넷플릭스에서 아이들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96oSVw75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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