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Factory”
Steven Bognar와 Julia Reichert 감독, 버락 오바마 부부가 설립한 제작사의 다큐멘터리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잔잔하지만 생각할 것을 많이 던져주는 다큐였다.
2008년 오하이오 주에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 시절 GM의 수많은 근로자들이 생활 터전을 잃었다. 뉴스를 통해서 GM 공장의 소식을 들었지만 실제로 그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부분까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영상으로 보니 안타까움이 더 크게 와닿았다.
같은 자리에 중국 푸야오(Fuyao) 자동차 유리 회사가 문을 열면서 그들은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 회사의 오너가 누구냐에 따라서 너무나 다른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국과 중국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너무 달랐다. 의사소통도 어려웠다. 그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 말로 대부분 사용했고 2중 언어가 가능한 사람들을 통해서 힘들게 의사소통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오해도 많았고 불신도 일어났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는 시간이었다. 미국인들의 눈에 비친 중국인들은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쉴 시간도 없이 일하면서도 노동에 비하여 임금은 턱없이 낮았음에도 사람들은 노조의 필요성조차도 인식하지 못했다. 중국 사장은 미국 직원들에게 자신의 성공적인 기업을 자랑하고 교육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들을 중국으로 직접 초대했다. 직원이 직접 방문한 중국의 현실은 더 놀라웠다. 사회주의의 대표적인 거대한 나라 중국과 자본주의의 상징 미국 둘의 현실적인 갭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그들을 보면서 잠시 우리가 어렸을 때 하던 방식도 생각이 났다.
손뼉 치면서 분위기를 일동 정리하는 것, 번호를 부르며 정렬하는 집합 방식,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 성실과 근면 그리고 오로지 성공만을 모토로 삼아 일하는 것 등 낯설지 않은 풍경도 보인다. 한 노동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동안 같은 일을 하면서 한 번도 일터에서 사고가 있었던 경험이 없었는데 중국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본인이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미국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중국인들이 미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환경과 문화의 차이의 벽은 높다. 그러니 피고용인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크겠는가? 미국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서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우리는 실제로 겪어보지 않고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다.
푸야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돈을 벌기 위해 가족과 나라를 떠나 낯선 곳으로 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도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 그래서 계속 영화 속에서도 그들은 이야기한다.
언어를 몰라도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하나다. 세계는 하나다.
현재는 푸야오 공장의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미국인이고 그들의 대우는 훨씬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영화 전. 중. 후반에 따라서 나의 생각은 다른 고민들로 바뀌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는 기계가 사람들의 일을 대부분 대체되는 장면이 나오면서 전혀 다른 문제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그렇게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도 또한 생리에 전혀 맞지 않지만 일할 수밖에 없는 미국인 노동자들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만족하며 할 수 있고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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