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트 오브 겟팅 바이
The art of getting by
People living alone, dying alone, everyday is just an illusion.
사람들은 홀로 살아가고, 홀로 죽어가며, 모든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 속 조지의 독백..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철학적인 고민을 시작한 12학년 고등학생 조지는 수업 시간에 아무것도 집중할 수가 없다.
어차피 그런 짧은 인생이라면 이 시간을 좀 더 가치있게 써야 하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 조지는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만 그릴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생각이 많으면 집중하지 못한다. 낙서에 머물 뿐이다. 그러다 친구 샐리와 가깝게 지내게 되고 샐리는 조지에게 마음을 표현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은 조지에겐 샐리에게도 집중하지 못한다.
그런 시점에 곧 졸업을 앞두고 조지는 제적 위기에 놓이게 된다. 3주 동안 1년 치 숙제를 하지 못하면 졸업장을 받지 못한다. 사실 이 경고도 조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나 엄마가 닥친 경제적인 위기와 엄마의 눈물이 조지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그래서 그는 숙제를 받아서 3주 동안 그것에만 집중한다.
역시 타이밍이구나. 반항하는 조지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숙제를 받아서 다 해 내는 것을 보니 믿음이 생긴다. 인생을 살면서 고등학교 졸업의 관문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조지가 졸업식장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어 앞으로 걸어나가는 발걸음은 사회로 나가는 새내기의 발걸음인 것이다. 어른이 되어 봤을 땐 여전히 미성숙하고 실수가 많은 십 대 청소년의 시기. 그들은 어른인 척을 하고 어른 흉내를 낸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연애도 하지만 정말 자신의 모습을 타인을 흉내 내는 것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다. 그 시간에서 나를 찾지 못한다면 그것으로는 참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숙제를 끝내고 다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을 후에 비로소 샐리를 받아들이고 샐리의 대한 자신의 마음도 알 수 있던 조지.
마지막에 조지와 샐리가 두 손 꼭 잡고 바라보며 웃는 순간에 나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십 대 그 시절은 때로는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도 같은 시기다. 많은 유혹의 손짓이 있고 조지와 같은 심오한 철학적 고민을 일찍 하기도 한다.
그 시기가 위험한 것은 자신이 다 알아서 잘 할 것 같다는 무모한 자신감이다. 아무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보이는 대로 보고 믿고 판단한다.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집에서는 언제나 공부를 말하고 학교를 다녀와서도 나에게 쉴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꽉 막힌 느낌.
학교에서도 나의 고민을 이해하기보다는 점수와 답을 재촉하는 소통하지 못하는 선생님들만 있다고 느껴진다.
내 안의 내가 너무 클 때 우리의 시야는 굉장히 편협하고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방황하는 것도 청춘의 특권이라면 특권~
성장통을 겪으면서 엄마와 한층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아이들이 커 가면서 생기는 막연한 걱정, 아이들의 사춘기와 방황, 혼탁한 십 대의 그룹, 진로 문제 등등 갖고 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큰일 날 것 같이 안달복달하던 문제도 사실 놓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인생의 긴 여정 속에 어쩌면 작은 점일지도 모를 일에 붉으락푸르락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하는 것이 바로 우리네 사는 모습.
그럼에도 다시 화해할 수 있는 것이 가족 아니겠는가?
'영화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불 영화: 어글리 트루스 (0) | 2020.09.24 |
---|---|
영화 Set it up: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0) | 2020.09.17 |
실제 전기를 다룬 영화: 더 와이프 (0) | 2020.09.10 |
J.K 롤링의 롤모델: 영화 <콜레트> (0) | 2020.09.10 |
모털엔진 Mortal Engines (0) | 2020.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