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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by 북앤라떼 2020. 8. 28.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브레네 브라운

브레네 브라운은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고 미국에서는 영화에서도 카메오 출연을 할 정도로 대중에게 환호 받는 인사다.

Brené Brown Researcher. Storyteller. Texan. Courage is contagious. Every time we choose courage, we make everyone around us a little better and the world a little braver. brenebrown.com

 

나는 테드 강연으로 알게 됐는데 유쾌하면서도 내 마음에 들어온 ‘취약성과 용기’의 메시지에 책 ’콰이어트’ 를 찾아서 만났던 작가이고 강연자다. 이번 책에서 그녀가 마야 안젤루( Maya Angelou)를 너무나 사랑하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안젤루의 말이 그녀를 가르치고 독려하고 치유했다. 안젤루는 기쁨으로 충만한 동시에 엄격했다.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마야 안젤루

1973년 휴스턴 대학에서 인종과 계층에 대한 강의를 하던 마야 안젤루가 방송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그녀는 처음에 동의할 수 없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그건 너무 외로운 사람이지. 그녀는 20년간 안젤루의 말을 곱씹으며 분노했다. 그 분노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좋아하는 안젤루가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고 안젤루의 말이 어린 시절부터 적응하려는 그녀의 욕구와 무소속의 아픔의 경험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린시절 그녀는 조금도 자유롭지 않았다. 텍사스주에서 이사한 뉴올리언스는 아름다운 도시지만 인종 차별로 숨 막히는 곳이었다. 새로 이주하여 유치원 때부터 ‘적응과 소속감’이라는 문제로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해야 했다. 첫 문제는 엄마의 이름이었다. 카산드라( 보통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름). 출석부에 올라 있는 카산드라 브레네 브라운 그 이름은 소속에 대한 첫 걸림돌이었다. 잦은 이사 와 부모님의 싸움.그러나 가족은 그녀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이자 피난처가 되어 주었다. 그녀가 살면서 가장 간절하게 바랬던 일은 고등학교 응원단에 들어가 소속되는 것이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고 축구팀 주장 출신의 아빠와 응원단 단장 출신의 엄마는 그 사실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했다. 그날 처음으로 가족에도 속하지 않는 마음을 가졌다.

인생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경험을 털어놓는 것은 쉽지 않다. 그녀가 고통스러웠던 것은 응원단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순간에 아무도 달래주지 않았던 그 ‘아이’때문이었다. 자녀가 겪은 고통과 취약성을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몰랐던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빈곤, 폭력, 인권 침해와 같은 고통처럼 어딘가에 속하지 못하는 감정도 고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듯 그녀는 고통을 느끼고 또 타인에게 전가하고 고통을 부인하다가 후에는 고통을 끌어안고 자신 안에 수치심과 함께 그 시기를 견뎌냈다.

스물한 살에 대학을 다니다 중퇴했고 부모님의 이혼을 겪었고 히치 하이크로 유럽을 돌았으며 중독성 마약을 제외한 많은 자기 파괴 행동에 손을 댔다. 그 끝 무렵 스티브를 만나 7년 만에 결혼했다. 그리고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과정을 마친 1996년 그녀는 바른 생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흥미롭게도 첫 금주 모임에서 “제 생각에 당신은 금주 모임에 ‘속한’것 같지 않아요. 상호 의존증 모임에 나가보세요”라는 말을 들었고 상호 의존증 후원자는 “엄밀히 말하면 당신은 상호 의존증이 아니에요”라고 금주 모임으로 돌아가거나 과식자 모임으로 가라고 했다. 역시나 그런 결심에도 소속에 대한 문제는 그녀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여전히 비주류와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달라지기로 했다. 괴로워하는 대신 두려움과 상처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2013년 그녀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이 일어났다. 오프라 윈프리가 그녀를 게스트로 초대했다. 그때 그녀는 오프라를 만나기 전 기다리는 대기실에서 딸의 수학여행 허가서에 사인을 하며 자신에게도 일종의 그런 허가서가 필요함을 느꼈다. ‘다시는 그렇게 심각하고 두려워하지 안 해도 돼’

그때를 시작으로 계속 자신을 위한 허가서를 쓰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어느 곳도 아닌 ‘나 자신에게 속하려는’시도다. 그리고 오프라 쇼에서 인생의 멘토 마야 안젤루를 만나게 된다.

안젤루는 내 손을 한층 더 꼭 잡고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누릇하고 굵은 목소리로 “강가에 서 있는 나무처럼 나는 흔들리지 않으리.”라고 노래했다. 그다음 내 손을 꼭 쥐고 “흔들리지 말아요, 브레네”라고 말했다.

31쪽

이 일을 하면서 15년 넘게 고통과 용기에 관한 이야기에는 거의 예외 없이 ‘기도와 욕설’이 등장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나는 평생을 비주류로 살았어. 너무 힘들어. 철저하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 어디에도 없을 때도 있어.”

교수, 연구자, 리더, 작가, 강연자, 리더십 기업가인 그녀도 비주류라고?

그때마다 그녀는 마야 안젤루의 한 구절을 읊어준다. 자신에게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내가 나에게 속한다는 것

진정한 소속감 TRUE BELONGING

소속감은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인간의 타고난 욕구다. 이 갈망은 워낙 근원적이다 보니 적응하고 인정을 구하면서까지 소속감을 얻으려고 한다. 그렇게 얻는 감정은 공허한 대체 감정일 뿐만 아니라 소속감을 느끼는 데 오히려 방해되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소속감은 불완전한 진짜 자신을 세상에 드러낼 때만 생긴다. 따라서 소속감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수준 이상으로 커질 수는 없다. P42

온전히 홀로 설 수 있는 ‘황야’로 나아가라

황야는 고독, 취약성 그리고 감정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육체적인 탐색이다.

진정한 소속감은 수동적이지 않다. 집단에 들어가기만 하면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더 안전하다는 이유로 적응하거나 가식적으로 행동하거나 신념을 버리는 행동도 아니다. 취약성을 드러내고 불편함을 느끼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사람들과 함께 있는 법을 배워야 가능한 것이다. 진정한 소속감을 얻으려면 힘들 걸 알면서도 역경에 부딪히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P48

#가까이 들여다보면 사람은 미워하기 힘든 존재다. 다가가라.

우리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나누는 행위는 아무리 좋게 봐도 무심하고 반사적이다. 최악의 경우 비인간적인 고정관념을 형성한다. 우리는 모두 남을 간단히 재단하기에 편리한 기존 분류 방식을 좋아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당하는 입장이 되면 분개한다.

시카고 대학교 신경과학 연구자 존 카시오포 (John Cacioppo)는 20년 넘게 외로움을 연구하고 있다. 카시오포는 외로움을 ‘지각된 사회적 고립’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관계에 활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

두려움은 자리를 잡을수록 널리 퍼지고 방어장벽이라기보다는 확고한 경계선에 가까워진다. 두려움은 틈으로 파고들어 이미 곳곳에 금이 가 약해진 사회 기반을 무너뜨린다. 문화공동체에 두려움을 심는 행위는 국제 및 국내 테러리즘에 그치지 않는다. 만연한 무차별 총기 난사와 특정 집단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 점점 증가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 독설까지 이 모두가 뜨거운 용암이 공동체를 가로질러 흐르면서 구멍을 채우고 결국에는 애초에 깨지기 쉽고 망가진 곳곳을 파괴하듯이 두려움을 유발한다. 미국의 경우 인종, 성별, 계층을 3대 폴트 라인으로 꼽을 수 있다. p72

24시간 뉴스, 정치, 소셜 미디어가 규정하는 세상을 넓게 포착해보면 증오가 넘친다. 가식과 험담이 오가고 사람들은 서로 치욕을 주고받는다.

분노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앞에 있습니다. 잠시 비법을 알려 드리죠. 만약 우리가 편협한 자존심과 이기심의 고리에 얾매인다면 분노는 증오, 폭력, 복수, 파괴로 드러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면 같은 분노라도 훌륭한 원동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동정심으로 그 고리를 끊을 수 있고 동정심으로 세계와 소통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똑같은 분노가 이런 활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Kailash Satyarthi 의 TED 강연

세상에는 경계선이 있다. 이는 존엄성에서 비롯된다. 분노와 두려움에 질린 좌우 진영 사람들이 매일같이 전에 없이 빈번하게 이 경계선을 넘고 있다. 역사에 기록된 모든 집단 학살에 사용된 주된 폭력 수단인 비인간화를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 비인간화를 유발하는 언어를 사용하거나 비인간화 이미지를 퍼트리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의 인간성을 깎아내린다.-91

#개소리에 진실을 말하되 예의를 갖춰라.

예의는 타인의 정체성, 욕구, 신념을 비하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정체성, 욕구, 신념을 주장하고 구하는 행위다. 예의는 결례를 범하지 않으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차이점을 논하는 시작점으로 공통 기반을 모색하고자 하며 선입견을 접어두고 경청하고 상대방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예의는 우리와 뿌리부터 극심하게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대할 때도 성의를 다하는 어려운 일이다. 예의는 시민 행동에 꼭 필요한 전체 조건이라는 의미에서 정치적인 개념이다. 또한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 누구도 무시받지 않도록 대인관계 세력을 협상한다는 의미에서도 정치적인 개념이다.

p116 정부 예절 협회 창립자 카산드라 덴키&토머스 스페스

#낯선 사람들과 손을 잡아라.

고통을 함께하는 경험은 우리를 비탄이나 슬픔에서 구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런 순간은 우리가 암흑 속에 홀로 있지 않으며 우리의 상심이 그 고통을 처음부터 알았던 모든 이들의 마음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진심에 닿으려는 진심

용기의 토대는 취약성이다. 이는 불확실성, 위험, 감정 노출을 헤쳐 나가는 능력이다. 마음껏 기쁨을 느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고통 역시 취약한 감정이다. 고통을 느끼려면 진짜 용기가 필요하다. 취약성이 없이는 용기도 없다.

기쁨을 가장 완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감사를 실천하는 이들이다.

#강건한 등과 온화한 가슴, 용맹한 심장을 가져라.

본능적으로 강건한 등과 무장한 가슴으로 대응할 때가 많지만 공격하고 방어하는 대신 상냥하고 열린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취약성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취약성의 정의는 불확실성과 위험, 감정 노출이다. 그러나 취약성은 나약함이 아니다. 취약성은 용기를 가장 정확하게 재는 척도다. 온화하고 열린 가슴은 약점이 아니라 용기이자 황야다.

#진정한 소속감

진정한 소속감은 자기 자신을 굳게 믿고 자기 자신에게 속함으로써 가장 진실한 자기 자신을 세상과 함께 나눌 수 있고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동시에 황야에 홀로 서는 것에서 성스러움을 찾을 수 있는 정신적 체험이다. 진정한 소속감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바꾸길’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길’요구한다. p190

#부모라면

부모라면 황야까지 아이들을 따라가고 황야를 좀 더 안전하고 안락한 곳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한다. 부모라면 홀로서기에는 비롯되는 상처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 다른 비주류들과 함께 황야를 헤치며 직접 지혜를 얻을 기회를 빼앗는 것은 부모가 두려워하고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부모 역시 황야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치열하면서도 친절하길 바란다. 이는 옹호나 저항 싸움을 멈추라는 말이 아니다. 나는 저 세 가지 행동을 모두 할 것이고 당신도 그러길 바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 신념을 옹호해야 한다. 나는 단지 이 과정에서 예의를 갖추고 서로 존중하길 바랄 뿐이다. 설사 먼저 비하와 폄하를 받았더라도 똑같은 방식으로 보복하고 나면 자신의 용맹한 심장을 망가뜨리고 만다. p196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소속감’의 문제와 늘 보이지 않게 갈등해 오지 않았나 싶다. 최근에는 '호칭'에 대한 소속감으로 정말 괴로웠다! (이 동네는 만나자마자 바로 언니 동생으로 말을 놓는 무리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게 정말 잘 안되는 사람이라서..거기에 속하지 않는 내가 얼마나 이상하게 만들던지.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인데 그것을 압박하는 분위기 )소속감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태어나서 가족, 학교, 직장, 사회 어느 곳에서 등장하는 아주 소소한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늘 부딪치는 문제다. 어딘가에 소속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어딘가에 소속된다 해도 진짜 나 자신에게 소속되지 못한다면 남보기에 그럴싸해 보여도 어느 틈인가 무너질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외로움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많은 곳에 속했지만 정작 자신에겐 속하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도 이제는 어딘가에 속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물론 100% 자유할 순 없다. 언제나 틈이 생기고 외톨이의 기분을 느껴야 하는 수많은 집단이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 상태로의 나와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야 안젤루 책을 받아 놓고 몇 장만 읽고 시간이 꽤 흐르고 있던 중인데 브레네 덕분에 이 책부터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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