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 카페/한 권의 책

열두 발자국

by 북앤라떼 2020. 8. 25.

 

 

전자책으로 만난 열두 발자국~

 

정재승

‘뇌’

1000억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변의 다른 신경세포 1000여 개와 복잡한 시냅스를 형성하며 얽혀 있는, 무게 1.4 킬로그램의 뇌. 하나의 세포 안에도 수천 개의 가시가 돋쳐 있으며 이 가시 하나하나에도 복잡한 계산이 벌어지는 뇌는 ‘복잡한 정보처리를 수행하는 신경세포들의 사회’다.

 

1부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 뇌과학에서 삶의 성찰을 얻다

첫 번째 발자국: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우리는 매일 선택하며 살아간다. 작게는 물건을 하나 사는 것부터 크게는 직장을 선택하거나 집을 선택하기까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에게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저 사람이 저걸 믿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나와 다른 의견과 미적 취향에 너그러워야 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을 재고하고 늘 회의하고 의심해보는 사람, 그래서 결국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말한다. 우리의 트위터 팔로잉, SNS만 들여다봐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는 건, 내가 듣고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사람이란 뜻이라고. 사실 좋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반대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태도, 내가 듣기 싫은 것도 들을 수 있고 나와 취향이 맞지 않은 사람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더 성숙한 사람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그것은 겸손함이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의 태도다.

뇌를 찍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면서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뇌과학자들이 알아낸 것은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일단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인생을 마라토너와 같이 살아야 한다고 믿었는데 그는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한다.

두 번째 발자국: 결정 장애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요즘 세대를 ‘결정 장애 세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의 양에서 결정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느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도 같다. 그러니 ‘큐레이션 curation’ 원래 이 말은 미술관에서 기획자들이 우수한 작품을 뽑아 전시하는 행위를 의미했는데, 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하고 조합하여 큐레이션 서비스가 유행되고 있다. 결정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다. 결정 장애와 우유부단함은 다르다. 우유부단함은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결정을 지나치게 미루는 행위를 말한다.

뇌과학자의 해결법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다.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 앞에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결정하지 못해서 주저하다 나중에 눈 감을 때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세 번째 발자국: 결핍 없이 욕망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은 결핍 없는 삶을 원하지만 삶에서 결핍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다. 결핍의 두 얼굴. 결핍의 긍정적인 효과로 마감 효과(deadline effect)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갑자기 효율이 늘어나고 결과가 좋아지는 것을 말한다.

결핍은 동기(motivation)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결핍은 터널 비전을 만들기도 한다. 미국 소방관의 주요 사망 원인이 화재 현장에서가 아니라 화재 현장으로 가는 도중에 일어난 사고라는 통계를 보면 한쪽으로만 쏟는 뇌 에너지로 인하여 발생하는 결핍의 어두운 그림자다. 또 어린 시절 결핍을 많이 경험한 사람들은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으니. 결핍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

나의 결핍은 무엇인가? 결핍이 나를 성장하도록 결핍과 대면하는 용기!

네 번째 발자국: 인간에게 놀이란 무엇인가

“나 왕년에 좀 놀았어!”가 자랑도 아닌 필수란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챕터다. “너는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만 하지 말고 “넌 뭘 하면서 놀래?” ,”넌 어떻게 노는 어른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한다면 얼마나 더 행복할 것인가! 근데 우리 애들은 너무 잘 놀아서 이 질문을 할 필요를 전혀 못 느끼지만. 정말 창의적으로 잘 크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섯 번째 발자국: 우리 뇌도 ‘새로 고침’할 수 있을까

인생을 다시 고치고 싶은 열망.

그간의 삶의 궤적을 다 지워버리고 전혀 낯선 곳으로 가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 재부팅이 가능할까?

그런데 아쉽게도 뇌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게 바로 ‘습관의 힘’이다. 늘 먹던 것. 중국집의 그 긴 메뉴판에서 언제나 짜장, 짬뽕, 탕수육, 군만두 .. 이상을 크게 보지 않는 것은 우리의 뇌는 인지적 구두쇠이기 때문이다.

새로 고침이 어려운 이유는 습관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습관을 하기 위한 반복적 수행을 하며 습관의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얼마나 버거운 일인가. 새로 고침이 가능한 유일한 길은 절박함이다.. ‘후회하는 능력’이 있는 인간은 인생을 리셋할 능력이 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는 것은 ‘나는 내 전 전두엽의 시뮬레이션 기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라면,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여섯 번째 발자국: 우리는 왜 미신에 빠져드는가

우리는 왜 삶을 구속하는 비이성적인 믿음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을 허락할까?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는 각 나라마다 믿는 미심들이 있다. 미신은 오늘의 운세 또는 타로나 궁합처럼 누군가에게는 그냥 하는 재미있는 요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마녀사냥으로 화형에 죽임을 당하거나 팔자가 사납다는 이유로 특정 해에 여아 출산을 꺼려 했던 일본의 출산율 그래프를 보면 이것은 재미라고 하기엔 너무나 불합리한 요소로 사회에 영향을 주고 지배한다는 것이다. 미신이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때문이다. 우리가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더욱 미신이라는 인과관계를 넣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2부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 뇌과학에서 미래의 기회를 발견하다.

일곱 번째 발자국: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은 은유(metaphor 메타포)라고 대답했다.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이다.

창의적인 존재가 되려면 남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거나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들과 자주 지적인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주워 담기 위한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인슈타인도 자전거 위에서 주로 창의적인 발상을 했다는데 자전거 타기나 산책과 같은 운동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수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를 통해 끊임없이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것이 좋다.

여덟 번째 발자국: 인공지능 시대, 인간 지성의 미래는?

인간의 뇌는 쉽게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장치다. 쉽게 누군가의 행동을 짐작하고 타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도 민감하며 인지적 오류투성이다.

인터넷 때문에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은 맞지만 인터넷 혹은 스마트 기기 때문에 우리가 전보다 뇌를 적게 쓴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예전에는 단기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대뇌 안쪽 측두엽 근처 해마라는 영역을 많이 사용했다면 현대사회는 전두엽 즉 정보를 빠르게 스캐닝하고 필요한 정보가 뭔지 찾아서 결합하고 신속하게 맥락을 이해하는 영역을 더 많이 쓰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인간의 뇌는 스마트 기기에 점점 더 의존하고 인공지능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산업 현장에서 쓸 만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4차 산업혁명이 오면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데 그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런 시대를 준비하려면 정답을 찾는 교육이 아니라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교육으로 옮겨가야 한다. 인간에 대한 다양성을 평가하는 세상이 될 때 인공지능과 공생하면서 더욱 인간적 가치를 높이는 사회를 거듭날 것이다.

아홉 번째 발자국: 제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큰 물고기가 강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빠른 물고기가 더 강하다’-슈밥 회장의 메시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의 지형도 변화’가 가장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는 이른바 ‘기술 계급 사회’ 과학기술을 잘 이해하고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과 기술을 두려워하고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이다. 우리 인생에서 ‘기계보다 체력이 좋고 인공지능보다 지적인 시기’는 매우 짧다. 최근 우리는 아날로그의 반격에 주목한다. 디지털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행복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뇌와 몸의 균형. 디지털은 뇌를 자극하지만 아날로그는 몸도 자극한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행복과 건강의 핵심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였다.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대면접촉과 사회적 관계 맺기를 증진시키는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열 번째 발자국: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지금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대한 논란이 뜨겁지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780년대 영국 맨체스터에서 시작한 산업혁명도 100년이 지난 후에야 산업혁명이라고 명명되었으며 197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컴퓨터가 가져올 지금 시대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혁명을 시작한 사람들조차도 혁명이 어떻게 사회를 바꿀지 혁명의 열매가 얼마나 달지 정확히 알고 시작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혁명은 이상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열정적인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블록 화폐와 암호화폐는 아름다운 기술이지만 아직은 어떤 혁명으로 시작하고 진화할지 알 수 없다. 다만 그 혁명이 미래에 올 것이라는 것만 알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이 바뀌었을 때 나의 전략을 바꾸는 능력인 ‘인지적 유연성’이다. 혁명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오기를 바라는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열한 번째 발자국: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에 도전하는가

스타트업에 도전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탐험을 떠나는 것과 같다.

미국에서 스타트업이 잘 나오는 까닭은 그들이 더 과감하고 더 창의적이라서가 아니라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실패하는 경험도 대기업 취업 못지않게 경력으로 인정을 받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을 격려해야 하며 의미 있는 실패를 가려내고, 다시 기회를 제공하고 재도전하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창의적인 사람들이 위험을 쉽게 감수하는 사람이 아니며 심지어 일을 미루는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창의적인 사람으로 떠올리는 빌 게이츠도 위험을 감수하는 인물이기보다는 위험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다.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의 특징은 정해진 궤도를 성실하게 완주하는 마라토너보다는 위험을 감수해 가면서라도 아슬아슬한 즐거움과 열매의 풍성함을 만끽하는 탐험가들이다.

열두 번째 발자국: 뇌라는 우주를 탐험하며, 칼 세이건을 추억하다.

인간의 뇌는 그 사람의 특징을 파악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성별, 나이, 심지어 직업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뮤지션이라도 어떤 악기를 다루느냐에 따라 뇌 구조가 다르게 생겼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이렇듯 ‘자신의 구조를 바꾸어가며 기능이 더해지는 구조’가 인간의 놀라운 뇌다.

인간의 뇌와 마음은 빅뱅 이래 시작된 장대한 물질 진화의 산물이며 뇌와 마음이 단일한 원리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진화적인 유예를 가진 다양한 충동과 논리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만들어낸 복합적 과정이다.

우주의 작은 진실, 경이로움의 빛 하나를 본 사람이 그걸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어서 안달하는 마음으로 저는 늘 강연을 하고, 그것을 책으로 씁니다. 이 우주가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 그것을 인지하는 인간은 작은 먼지 이상의 존재다, 이런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많은 사람과 소통하려는 겁니다.

방송과 강연으로 만났지만 역시나 이야기꾼이다. 책은 12번의 강연의 내용이라 강연 12편을 생생하게 듣는 기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집중해서 한 가지 일을 하고 기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을 개인만의 소유가 아닌 사회에 축적하고 나누고자 끊임없이 책을 내는 과학자 정재승. 인터뷰를 보면 그도 책을 참 많이 읽는다. 어렸을 때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책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오늘까지 책벌레로 만들었다. 책에서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데 그보다 더 영감을 얻는 시간은 저녁 먹은 뒤 해 질 녘 캠퍼스를 산책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뇌과학자가 조용한 시간에 집중하는 풍경을 떠올리며 책을 덮는다.

반응형

'북 카페 > 한 권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0) 2020.08.28
페스트  (0) 2020.08.25
김미경의 인생미답  (0) 2020.08.24
나는 당신을 봅니다  (0) 2020.08.24
자기합리화의 힘  (0) 20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