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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굿 라이프>

by 북앤라떼 2020. 10. 29.

굿 라이프

최인철

교수님의 강연을 즐겨 들었던 나로서는 신간(리디북스 셀렉트 이번주 업데이트)이 무척 반갑다. 익히 다 아는 내용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지난 10여 년간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에서 행복에 대해 연구해 온 데이터를 중심으로 탄생한 책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행복에 대한 학자의 이론이 아니라 데이터 때문이다. 빅 데이터~

행복에 관한 책이면서도 제목이 <굿 라이프>인 이유는 행복을 ‘순간의 기분’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성을 바로잡아 행복이 순간의 기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굿 라이프저자최인철출판21세기북스발매2018.06.20.

 

#행복의 의미

어떤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름이 갖는 의미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행복 幸福 : 복된 운수

사전에 제시된 첫 뜻은 우연히 찾아오는 복이다. 행복이라고 부르는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조건의 특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언어뿐 아니라 연구했던 30개의 국가에서 24개국 국가의 언어로도 비슷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두 번째 의미로는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로 다수의 심리학자의 정의와 일치한다.

행복의 의미는 둘 다 행복 자체의 의미보다는 행복의 조건을 말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한 첫걸음은 행복의 조건과 행복 자체를 구분하는 것이다.

#행복과 유전

이민자 연구에서 보면 행복은 출신국의 행복 수준이 아니라 이민국의 행복 수준과 유사하게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에 따라서 행복은 거주하고 있는 사회의 질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전이 인간의 행복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맞지만 유전이 행복을 운명이 짓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

잘하는 일 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비교하지 않는다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는다

소유보다 경험을 산다

돈으로 이야깃거리를 산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한다

비움으로 채운다

#의미의 의미

굿 라이프란 의미가 가득한 삶이다. 의미는 우리 삶에 질서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준다. 의미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 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의미는 고통을 이겨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뇌는 목적 없는 삶을 견딜 수 없다

-심리학자 에릭 클링거(Eric Klinger)

영국은 2018년 1월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of Loneliness)을 임명했다. 영국 통계청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행복 측정은 ‘PWB ONS 4(Personal well being office of national statistics) ‘라고 부르는 4질문을 통해 영국인의 행복을 측정하고 있다. GDP 수준으로 예상되는 행복지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국민행복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영국의 이런 국가적이 노력도 주목해볼 만하다.

#의미와 쾌락의 차이

조사에 따르면 의미와 쾌락은 이런 상관관계를 보인다.

나이 효과: 나이가 들수록 쾌락과 의미 경험이 모두 증가한다

결혼 여부: 결혼 여부와 쾌락 경험은 큰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혼자들이 미혼자들보다 순간순간 경험하는 의미의 정도가 크게 달랐다. 기혼자가 결혼으로 얻는 쾌락 보다 의미를 많이 느끼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한 번 사는 인생은 쾌락 VS. 한번 죽는 인생은 의미

굿 라이프란 의미와 쾌락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삶이다. 의미의 중요성은 나이와 함께 증가하고 의미는 홀로 있어도 경험된다. 우리가 쾌락과 의미 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지 않고 의미형 인간과 재미형 인간을 오가며 균형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까닭은 시간의 중재가 있기 때문이다. 신나고 즐거운 일은 당장 하고 싶어 하고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은 나중에 하려고 한다.

#소명과 성취

★삶의 4대 의미 WIST

일 Work

사랑 Intimacy

영혼 Spirituality

초월 Transcendence

굿 라이프란 좋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이다. 좋은 일이란 직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내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해답을 주는 일이다.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고 소명이 이끄는 삶이 굿 라이프다.

#품격 있는 삶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

여행의 가치를 아는 삶

인생의 맞바람과 뒷바람을 모두 아는 삶

냉소적이지 않은 삶

질투하지 않는 삶

한결같이 노력하는 삶

“내 그럴 줄 알았지”라는 유혹을 이겨내는 삶

가정假定이 아름다운 삶

죽음을 인식하며 사는 삶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은 삶

품격은 물질이나 지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부단한 노력을 해야 얻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타인의 행복을 해치면서 얻는 것은 결코 나의 행복으로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행복은 어떤 느낌이나 상태 그 이상의 삶의 태도이자 자세이고 방향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이 개인적이라 느꼈다면 품격 있는 삶은 그보다 조금 더 타인과 맞물려야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타인의 행복(타인은 너무 멀고 이웃 정도도 괜찮겠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연구를 통해서 보았듯이 환경이 주는 영향이 컸다. 행복을 위해 행복한 나라로 왜 이사를 가는지 이해가 되는 연구결과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주와 이사와 같은 “이동”에 대한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만나면 불편하고 험담하는 사람, 행복한 기분을 해치는 사람을 피해야 할 것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맥락으로 본다면 이 책(행복센터의 10년 연구 결과)이 주는 의미가 분명해진다. 왜 타인의 행복에 대해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타인의 행복과 내가 속한 사회, 국가의 행복지수가 궁극적으로는 나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굿 라이프의 10계명(3+7)

3가지 신호

좋은 기분, 좋은 평가, 좋은 의미

삶에 좋은 7가지

좋은 사람, 좋은 돈, 좋은 일, 좋은 시간, 좋은 건강, 좋은 자기(good self), 좋은 프레임

3가지 신호가 7가지와 연결이 된다고 한다.

좋은 돈은 착하게 번 돈이 아니라 우리에게 좋은 기분, 삶에 대한 만족,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 주는 의미를 말한다.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이 질문이 더 이상 길 가다가 붙잡혀서 들었던 질문인 “도를 아십니까?”와 같은 밑도 끝도 없는 질문도 아니고 행복을 찾는 것이 뜬구름 잡듯 어느 한 지점에 허공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어떤 조건에서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라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의미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다. 힘겨운 상황에서 도저히 살아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한 구절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인간이 시련을 가져다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다.

→책 속에서 생각해 본 것들

심리학이 발견한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이 자기중심성이다. 인간은 자신이 세상에 보편적인 존재라고 믿고 싶어 한다. 자기의 생각, 기호, 가치, 정치적 성향이 지극히 상식적이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공유되어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돼?” 하면서 의견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는 정상성에 대한 강렬한 욕망의 표출이다. 상식을 들먹이는 이유도 상식적인 나와 비상식적인 소수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이 세상은 나를 포함한 상식적인 다수와 비상식적인 소수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정상과 상식적 인간에 대한 욕망은 관계 편증성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 우리의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 213쪽

과학 저널<사이언스>에 ‘반사회적 처벌’이라는 현상을 소개하는 논문이 실린 적이 있다. 반사회적 처벌이란 공동체를 위해서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을 오히려 벌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적당히 하면 되는데 유별나게 튀는 바람에 결국 우리가 바보가 되었다는 심리가 착한 일을 한 사람을 벌주는 행동을 유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사회적 처벌은 은밀하게 나타난다. 착한 소수, 탁월한 소수의 평판에 살짝 생채기를 낸다. 누군가 그에 대해 물으면 의도적으로 적당히 침묵을 지키거나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꼭 그렇지마는 않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몇몇 개인의 질투라면 자연스러운 것이겠으나 이런 풍토가 조직 전체의 특징이라면 더 나아가 우리 문화 전체의 특징이라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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