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 딥 워크를 뛰어넘는 삶의 원칙
‘끝없는 뉴스, 소문, 이미지의 폭격이 우리를 광적인 정보 중독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망가졌다.
당신도 망가질지 모른다.
-논평가 앤드루 설리번<나도 한때는 아름다웠다>’
Cal Newport 칼 뉴포트
조지타운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부교수이며 분산 알고리즘 이론을 연구한다.
베스트 셀러 <딥 워크>를 비롯한 6권의 책을 쓰고 TED 강연 <Quit social media>의 강연은 5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방응을 얻었다.
이 책은 코로나 이 전에 쓰인 책이라 사실 지금 상황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분명 있다. 지금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면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는 다시 두 번째 야간 통행금지까지 내려진 상황이다. 디지털이 아니어도 자유가 압박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더욱 의지적인 노력이나 계획이 없다면 디지털 세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허우적거리다 끝날 수도 있다.
우리 집에도 그런 위기가 왔다. 우리 집 아이들은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늦게 핸드폰을 손에 넣은 아이들에 속했지만 지금 코로나 팬데믹에서 디지털의 노출은 상상할 수 없는 최대치가 되고 있다. 나는 그 적색경보 등이 느껴진다. 그런데 아이들은 잘 느끼지 못한다. 모두가 그런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 따라서 어디든 가는 나이의 아이들이다. 직접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가끔은 친구들과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쓰고 만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디지털로만 소통한다.아이들은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옆에서 보는 나만 피로감을 느낀다. 필자의 말대로 과도한 온라인 활동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어떻게 그 아이들을 건져내줄 수 있을까.
멀리 있는 친구들과 연락하려고 페이스북에 가입했는데 나중에는 페이스북을 하느라 정작 같은 테이블에 있는 친구와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한다
책 11쪽
요즘 아이들의 소통법이라고 한다. 세대 차이는 친구와 만났을 때 핸드폰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코로나 이전에 식당에서 보았던 흥미로운 풍경이 연인 둘이 밥을 먹으며 각자 핸드폰을 하고 또 중간중간 웃으면서 서로를 살짝 보는 모습이었다. 낯설지 않게 자주 보는 풍경이 되었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그럴 거면 왜 같이 있을까 싶지만 거기서 바로 세대 차이가 난다고 할 것이다.
다큐 <소셜 딜레마>에서도 실리콘밸리의 내놓으라 하는 업체의 간부, 직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경고를 하듯 이 소셜 미디어의 매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는 데 있다. 그 어두움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어둡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스마트폰, 초고속 인터넷, 온라인 플랫폼 같은 도구들은 자랑스러운 혁신이다. 누구도 그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히 좋은 점은 누려야 하지만 전자기기의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와 의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 안식일, 침대로 가져가지 않기, 모든 알림 기능을 끄기와 같은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것만으로는 우리 삶을 침범하는 신기술의 능력을 길들이기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주장하는 것이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디지털 관계가 더 적은 것이 더욱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이다. 분명한 디지털 철학을 가져야 한다.
#왜 디지털 미니멀리즘인가?
스마트폰이 유용하다는 것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유용성이 아닌 자율성이다.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낼 때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도움이 되며 신중하게 선택한 소수의 최적화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모든 활동은 기꺼이 놓치는 기술 활용 철학이다.
소셜 미디어 재벌들은 자신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친근한 너드 nerd 신인척하지 말고 중독적인 제품을 아이들에게 파는 티셔츠 차림의 담배 장사꾼일 뿐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좋아요’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일은 새로운 흡연과 같으니까요- Bill Maher
사회심리학 박사 Adam Alter는 사용자들이 어떤 것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올릴 때마다 일종의 ‘도박’을 한다고 지적했다. ‘좋아요(혹은 하트만 리트윗)’를 받을까 아니면 아무 반응이 없이 묻힐까? 전자는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한 엔지니어가 말한 ‘유사 쾌락의 밝은 종소리’를 내고 후자는 기분을 나쁘게 만든다. 어느 쪽이든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중독에 대한 심리학이 알려준 대로 이것이 포스트를 올리고 미친 듯이 확인하는 일을 자극적으로 만들어준다. 38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그만둔 것은 단지 습관을 조금 바꾼 정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할 때 깊이 자리 잡은 가치에서 출발한다는 미니멀리스트 철학을 새롭게 따르겠다는 상징적인 몸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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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생산하는 가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얻는 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주의를 희생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자는 디지털 정돈과 30일에 걸친 중단의 규칙을 권유한다. 이런 기술을 삶 속에서 도입해서 실천했던 사람들의 경험담이 실려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원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30일을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멀리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사실 다시 생활로 돌아갔을 때 요요현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30일을 통해 음식에 대한 철학을 다시 세워보자는 것이 더 큰 의미다. 결국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와 상통하는 것이다. 디지털도 다르지 않다.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먹지 말아야 할 것인가는 몸이 저절로 결정해 주지 않는다. 삼시 세끼 그동안 내가 먹은 음식들이 다음 음식을 선택하도록 하고 머릿속에서도 생각나고 식욕을 돋우는 음식이 된다. 그래서 아이들 식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번 들인 습관을 고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디지털 습관도 마찬가지나 결코 안 되는 것은 없다고 믿는다. 이미 습관이 형성되고 중독이 된 사람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으나 의지와 실천이 병행된다면 개선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디지털 정리& 중단 규칙을 내놓은 것이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 전략 세우기
링컨은 1862년부터 1864년까지 해마다 여름과 초가을 동안 지금은 국가유적지로 지정된 병사의 집에서 머물며 혼자만이 시간을 가졌다. 링컨은 백악관을 벗어나 혼자 깊이 고민해야 할 역사적 과업들이 많았다. 그것이 알려져서 남부군이 통근길에 그를 암살하려고 시도한 사건들이 여러 번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노예 해방 선언문을 작성했다. 필자는 약간 과장해서 고독이 나라를 구했다는 표현을 쓴다. 갑자기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이 떠오른다. 그가 기록한 난중일기를 통해서 그가 매일 밤을 어떤 두려움과 고독과 싸워야 했는지를 짐작하게 된다. 고독의 미덕은 알지만 링컨과 이순신이 살던 시대와 다르게 대통령도 열심히 트위터를 하는 이 시대에 고독을 즐기는 것은 시대를 역행할 정도의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 같다.
가끔 와이파이가 없는 공간에 가서 연결이 끊겼을 때 느끼는 자유함은 말할 수 없이 좋다.
사람들은 마치 끊임없이 온 텍트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디지털 세대들의 우울증은 갈수록 급증하고 고독감을 더 자주 느낀다는 것은 디지털이 갖는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니체는 하루에 8시간씩 걸었고 생각나는 것들을 작은 공책 6권에 정리했다고 한다. 그 첫 책이 <방랑자와 그 그림자>이다.
현실적으로 디지털 없이 살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원래 에너지를 덜 소모하는 활동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생각하는 시간과 교류하는 시간을 오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화 중심의 소통 철학은 기술을 배척하지 않는다.
‘좋아요’를 누르지 마라. 절대로. 또한 소셜 미디어 포스트에 댓글을 남기지 마라.
왜 소셜미디어 사용이 문제가 되는가? 중요하게 꼬집는 것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만큼 현실 세계에서 가치가 높은 사교 활동을 덜 한다는 것에 있다. 인스타그램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는 데서 얻는 작은 행복이 현실에서 친구와 보내면서 얻게 될 행복을 메울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좋아요’를 누르고 소통을 했다 생각하지 말고 전화를 걸고 직접 만나서 소통하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삶을 사는 데 양질의 여가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 말을 염두에 두며 소셜 활동으로 보내는 시간 대신에 더 많은 ‘정신적 노력’이 동원되는 좋은 여가 활동을 즐기라고 말한다.
*수동적인 활동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우선시하라
*기술을 발휘하여 물리적 세계에서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라.
*사람들과 한데 모여 일정한 틀에 따라 교류할 수 있는 여가 활동을 찾아라.
노트북 같은 현대적 기기는 생산성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런데도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기능을 차단해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필요한 가치만 획득하고 덫에 걸리기 전에 빠져나오라.
소셜미디어 사용을 반드시 그만둘 필요는 없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휴대전화 앱을 멀리하고 컴퓨터로만 사용한다면 자율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터넷은 누구나 자기 생각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플랫폼이지만 인터넷에 쏟아지는 불완전하고 불 필요하며 종종 상반된 정보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의 시간= 그들의 돈
인류의 역사는 발명이 언제나 세상을 개선해 왔다. 그러나 전기통신이 일으킨 혁신은 신비성이 있다. 우리 사회는 의도치 않은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실리콘 밸리의 상술에 기꺼이 넘어갔으나 곧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인간성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두에 앤드루 설리번의 말을 반복한다. “나도 한때는 인간 다웠다”
기술의 혁신이 인간의 삶을 전보다 더 나은 삶으로, 더 나은 사람으로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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