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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말 많은 세상에서 말 너머로 보는 법, 슬기로운 언어 생활

by 북앤라떼 2021. 7. 23.

슬기로운 언어생활

김윤나

말마음 연구소 (Communication & Mind Lab) 소장.

말과 마음의 연결과 회복을 인생의 핵심 프로젝트로 삼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상담을 한다.

유튜브 채널 〈김윤나TV〉로도 독자들과 소통 중이다.

슬기로운 언어생활을 하는 사람, 그의 곁에 있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아는가?

나는 안다. 그런 사람 옆에 있으면 경계가 풀리고 안심이 된다.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시끄러웠던 속이 잠잠해진다.

그런 관심이 계속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위로에 용기가 난다.

그래서 더 넓고 먼 곳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된다.

그 사람을 알기 전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어간다.

당신은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는가?

에필로그

우리의 언어 생활에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

말해야 할 것과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분별하는 것,

말이 필요할 때와 들을 때를 구분하는 것,

말을 하기 전에 상대의 준비 상태를 살피는 것,

말하지 않는 숨은 감정과 진실을 찾는 것,

말이 가진 개인적인 의미와 해석을 존중하는 것.

작년에 읽고 리뷰했던 김윤나 작가의 〈말 그릇〉 이후 두 번째 에세이를 읽었다.

작년에 말을 참 못하는 분 때문에 힘들어서 리디북스에 '말'을 검색했고 김윤나 작가의 <말 그릇>을 만났다.

그분은 자신의 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고 아프게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셨다. 걸려 넘어가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자꾸만 걸려 넘어졌다. 상처 주려고 작정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나는 어떻게 응대해야 할까만 연구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분은 정말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자신에게 가시가 있는 것을 전혀 모르는 고슴도치였다. 무수히 나온 가시들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은 그 가시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지 못한다. <말 그릇>에서 저자는 그 말을 담는 내 그릇을 보도록 했다. 그릇에 대한 비유를 많이 하지만 그때 내 말 그릇에 대해 곱씹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요즘은 다행히도 고슴도치님을 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지만^^언제든 그런 사람은 또 나타날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말 습관을 지니고 싶다면, 말 그 자체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나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그럴듯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말을 만들어내는 저 깊은 곳, 말의 근원지인 자신의 내면을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혹시 유독 참지 못하는 말투가 있는가. 유독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말이 있는가. 언어와 말투에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인 구조를 알고 나면 내가 왜 그런 말투를 사용하게 됐는지, 왜 특정한 말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자신의 말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된다.

<말 그릇> 6쪽

강연을 듣고 책을 읽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일상의 언어생활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곧 사람과의 관계이고 관계의 열쇠는 언어다. 그래서 슬기로운 언어생활이 절실히 필요하다.

같이 사는 사람의 말 때문에 참 힘들었다. 그 말 한마디에 서운하고 화가 나서 말만 붙들고 있었다. 그렇게 좁아진 마음은 말을 어떻게 대갚음해 줄까 고민했다. 그러다 말이 아닌 말 너머에 있는 것을 보게 되는 날이면 왜 그렇게 말 한마디를 놓아주지 못했을까 나의 옹색한 마음 그릇을 돌아보게 된다.

그녀는 우리 일상의 행복과 불행이 이 일상의 언어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말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소통’이었는데 늘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SNS를 활발하게 하면서도 소통에 대한 책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소통이라는 것, 관계라는 것이 그냥 자주 만나고 나를 보여주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게다가 SNS는 의도하지 않는 경우에라도 과대포장이나 허위성을 전달하기도 한다.

예전에 스피치 학원에 다니는 지인이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많이 연습하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코칭을 받으면 스피치 능력은 올라갈 수 있다. 학원에 다닌다고 무조건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배운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사람공부, 마음공부를 하자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나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상대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들을 수 있는지 슬기로운 언어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아진다. 말이 곧 인격이다. 말로 자신의 품위를 낮추는 경우를 많이 본다. 험담을 일상으로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가능하면 피하려고 하고 말실수를 전혀 안 할 수 없겠지만 실수를 안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나는 초코파이 ‘정’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마음으로 통하겠지. 말 안 해도 알아주겠지. 내 마음을 전달하는 일에는 너무 서툴렀던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지 않고 상대가 딱 알아차려주길 바랐다. 상대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제대로 듣는 것도 훈련이지만 잘 말하는 것,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마음을 잘 전달하는 것 또한 훈련이다.

책에서 몇 가지만 나눠본다.

1장 말 너머에 있는 것들

사냥꾼의 마음 VS 농사꾼의 마음

살아가면서 사냥꾼의 마음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고 마음먹을 때,

목표를 향해 한 치의 오차 없이 활시위를 겨누어야 할 때,

정확하고 뾰족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관계에서는 농사꾼의 마음도 필요한 것 같아요.

언제 싹이 틀지 열매를 맺을지 알 수 없지만,

때로는 바람 불고 서리 내려 영 망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성실하게 씨앗을 뿌리는 농사꾼의 마음 말이에요. p50

절친의 조건

누구가 가까워지면 소유하고 싶어져요.

사람을 향한 욕심이 생기면

‘우리는 하나’가 되기를 바라게 되고요.

그러나 진짜 절친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P77

편한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낯선 불편함이 관계의 새 길을 만들어냅니다 81

2장 말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ㆍ 전략적으로 들으세요

ㆍ 말길을 따라가세요

ㆍ 끄덕끄덕해주세요

ㆍ 의도를 갖고 배회하기

ㆍ 때로는 그만두세요

ㆍ 대화의 목적을 생각하세요

ㆍ 장면을 전환하세요

말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썩기라도 할 텐데 버리지도 못하고 처치 곤란입니다.

3장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

ㆍ 당신뿐이라고 말해주세요

ㆍ“미안해”라고 말할 용기

ㆍ 오해하지 마세요

ㆍ 같이 욕하지 마세요

ㆍ 제대로 질문해 주세요

ㆍ 돌리지 마세요, 어지러우니까요

ㆍ 평가하지 마세요

ㆍ 촌스럽게 받지 마세요

ㆍ 말하고 삽시다

“인생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야 합니까?”

간혹 묻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저는 되묻습니다.

“인생 그렇게 외롭게 살아야 합니까?”

4장 사랑하면 보이는 것들

ㆍ 늦기 전에 손쓰세요

ㆍ 사람을 보세요

ㆍ 관심은 안 보이는 것도 보게 합니다

ㆍ 다 이유가 있습니다

ㆍ 내게 물어보세요

다른 사람 이야기를 담으려면, 마음에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에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려면, 시선에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275

자기 규율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세상을 품에 안기가 어려워집니다. 277

지나치게 화내고 있다는 것은 당신의 화가 지금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당신이 너무 쉽게 발화되는 그 지점, 그곳에 당신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당신의 케케묵은 감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79

우리가 하는 말,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 같지만,

결국 나를 향한 언어입니다.

밖으로 내뱉는 것 같지만.

단지 안을 밖으로 비추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말을 잘하는 기술보다는

마음을 잘 쓰는 기술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283

남자는 태어나 평생 세 번 운다.

사내가 운다고 아버지께 ‘혼꾸녕’ 한번 나면

마음에 규칙이 생깁니다.

‘울면 약한 거야.’

반면 어릴 때부터 눈물을 공감받아본 사람은

마음속 규칙을 배웁니다.

‘눈물을 나누어야 진짜 관계가 되는 거야.’ 289

문제행동을 조명하기 전에

문제가 태어난 생태계를 관찰해야 합니다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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