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이즈 로스트 All is Lost
All is Lost, 2013
개봉 2013.11.07
장르 액션
국가 미국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제66회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이후 <올 이즈 로스트>는 압도적 화제를 모으며 각종 매체들의 호평을 받은 영화다.
바다에서 요트가 난파된 후 살아남기 위해 폭풍우에 맞서 싸우는 한 남자의 필사적인 사투.
특별한 대사도 없이 온몸으로 연기를 하는 77세의 원로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의 열연 덕분에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꽃보다 할배의 배우 신구와 동갑내기다.
특별한 대사도 없이 잔잔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인도양에서 39피트의 요트에서 홀로 평화로운 항해를 즐기던 남자(로버트 레드포드)는 선적 컨테이너와 충돌하며 요트에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는 노련한 솜씨로 컨테이너에서 요트를 빼내고 요트에 난 구멍에 패치를 붙이고 펌프로 요트의 물을 빼낸다.
하지만 사고로 항해 장비와 라디오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수리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드리우는 폭풍우를 발견하게 된다. 남자는 서둘러 생수를 받아 놓고 폭풍우에 대한 대비를 했지만 거대한 폭풍우를 당해낼 수 없어 극적으로 구명보트로 옮겨타게 된다. 요트가 전복되기 전 나침반과 항해 지도 그리고 배에 가지고 있던 식량들로 구명보트에 옮겨타고 인근에 지나가는 배를 보고 조명탄을 쏘아 구조요청을 해도 외면당하다 또 한 번의 거대한 폭풍우를 맞게 된다. 요트는 전복되고 대부분의 장비들은 파괴되었다. 식수마저 오염되고 물을 만들고 낚시로 식량을 구하려고 하지만 상어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다.
그렇게 8일이 지나고 남자는 편지를 써서 병에 담아 바다로 던진다.
멀리 있는 불빛을 발견한 남자는 자신을 지탱해 준 구명보트를 다 태워서 구조요청 불을 만들고 남자는 물에 잠긴다.
이 장면에서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남자를 건져내는 구조가 이뤄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보면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떠올랐다. 바다에서 목숨을 내건 사투.
크루즈 여행을 했을 때 항해하는 도중 밤새 비가 내린 적이 있었다. 캄캄한 바다에서 쏟아지는 비가 얼마나 무섭던지 잠을 잘 수가 없던 그 밤에 망망대해에서 인간이란 그저 힘없이 연약한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아침에 고요해진 바다를 보면서 이 아름다운 바다에 감추어진 무서움이 바다의 매력이구나 생각했다.
바다를 잘 아는 베테랑 항해사도 폭풍우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아이들은 함께 봤던 영화 <Life of Pi 라이프 오브 파이>를 이야기했다.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항해 도중에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배는 침몰한다. 혼자 극적으로 구명보트에서 살아남은 파이는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 호랑이와 함께 표류하면서 구조될 때까지 생존하는 이야기다. 파이의 이야기는 동물이 있었기 때문에 리처드때문에 외롭지 않았는데 홀로 있는 남자는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했다. 동물의 먹이가 될 두려움에 빠지는 것과 홀로 있는 것 둘 중 무엇이 더 나은지는 답할 수 없지만,
요트에서 항해를 하는 꿈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볼 버킷리스트다. 폼 나고 근사하다. 그러나 폭풍우를 만나면 전복되고 가라앉아 머리는 물거품이다. 우리의 삶도 사실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살면서 나의 지식과 돈, 명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도 감당하기 힘든 고난과 역경을 만난다. 목숨을 건 사투를 하면서 때로는 모든 것을 버리는 것까지 불사하는 인간의 모습은 위대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거대한 폭풍우 앞에서 인간이란 아무것도 아니지만 반대로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지 두 마음을 다 느끼게 해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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