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학교:정신
:불안한 세상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사는 법
필립파 페리는 심리치료사이자 작가다. 〈가디언Guardian〉, 〈옵저버Observer〉, 〈타임아웃Time Out〉, 〈헬시리빙Healthy Living〉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그 외의 여러 심리학 잡지에 칼럼을 쓰고 있다. 2010년에는 《카우치 픽션》이라는 만화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사이코 테라피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내용이다.
부제는 코로나를 건너가는 지금 그 어떤 주제보다 와닿는다. 이 불안한 세상에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로 머물며 안정적이고 유연하고 일관성 있게 온전하게 사는 법이라는 게 있단 말인가
정신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뇌를 알아야 한다. 최근 눈부시게 발전한 뇌과학에서 발견한 것은 뇌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3층 구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3층 구조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협력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개별성을 유지한다. 가장 안쪽에 있는 뇌간, 파충류의 뇌로도 불리는 곳이다. 인간의 반사작용과 같은 불수의 군의 움직임을 맡고 있고 생명추의 기능을 담당해 위험한 순간에 우리의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뇌간의 바깥인 중뇌에는 ‘포유류의 뇌’로 불리는 변연계가 있다. ‘감정의 뇌’라고도 불리며 인간의 감정, 기분, 인식을 담당한다.
전뇌는 ‘인간의 뇌’로 불리며 이성을 담당한다.
대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뉘고 가운데에 위치한 뇌량이 다리 역할을 하며 이어준다. 각각의 뇌세포들은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뇌세포들은 신경 경로를 구성하여 상호작용을 한다.
아기일 때 우리의 뇌는 양육자들의 관계 속에서 발달했다. 양육자들이 전달한 감정과 태도, 사고방식은 뇌의 성장에 반영된다. 그렇다면 이미 익숙해진 생각의 패턴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성공적인 심리치료 케이스를 보면 네 가지 영역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자기관찰, 타인과의 관계 맺기, 유익한 스트레스, 개인적인 내러티브다.
네 가지 영역은 온전한 정신의 토대다.
#뇌종양 제거술을 받은 환자 엘리엇 사례
수술 후 지능지수가 동일하게 높았지만 고통받는 사람들의 사진을 봐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감정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논리력이 손상된 것이 아니므로 사는데 불편이 없을 거라 판단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는 어디에서 점심을 먹을지,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감정과 관계가 없는 일에도 전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환자들 사례를 모아 다마지오 박사는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을 폈다. 책의 결론은 감정이 없으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이나 합리적인 선택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기관찰은 행동이든 스스로 유발한 것들에 대해 책임지는 것 즉 자기책임(self responsibility)을 말한다.
당신은 이 책을 읽으면서 건터 뛸까 말까 갈등하고 있다면 이 말을 꼭 당부하고 싶다. 당신이 감정에 가져다 붙인 근거(에이, 별로 중요한 내용도 없잖아?)보다는 건너뛰라고 명령하는 그 감정에 더 관심을 기울여 보라. 당신은 지금 그 근거가 아닌 그 감정에 지배당하고 있다. p54
일기 쓰기는 일종의 ‘감정처리’활동이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병원 입원 횟수 및 기간도 짧고 심지어는 간 기능이 향상되고 높아진 혈압도 돌아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로 밝혀졌다. 나의 간 건강을 위해서 써야 하는 거구나.
“간 걱정 없어요~~~~”
#타인과 관계 맺기
철학자 마틴 부버(Martin Buber)는 인간은 관계 맺기를 통해야만 자신을 완전히 개장할 수 있는 존재라고 했다. 인간관계에 하우 투(How to)는 없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교류분석의 창시자 에릭 번(Eric Berne)은 이것을 일종의 게임이라고 했다.
누구나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직접 부딪혀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세상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는 없다. 어디서든 솔직하게 대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유익한 스트레스
1.4kg의 뇌는 끊임없이 발달하는 신체기관이다. 온전한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신과 가장 밀접한 뇌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적당한 스트레스 환경은 오히려 유익하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 유익한 스트레스는 지적 활동뿐 아니라 신체활동을 할 때도 많이 만들어진다. 알츠하이머의 세계적인 권위자 데이비드 스노든(David Snowden)은 평생에 걸친 연구로 <우아한 노년>이라는 책으로 밝힌 것은 평생에 걸쳐 사회화와 학습활동에 활발히 사용한 뇌는 상대적으로 자극을 덜 받은 뇌에 비해 신경 연결이 더 많이 구축된다. 꾸준히 공부를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데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수행한 기간이 길수록 정신활동도 더 활발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내러티브
성공적인 심리치료에서 한몫을 감당하는 것은 ‘이야기’다. 실제로 우리 자신을 규정하는 내러티브를 다시 써서 (re-writing) 다른 결말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의미들과 이미지들을 만드는 일은 치료에 도움이 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려면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된다. 마음에 안 들면 편집하고 삭제하면서 인생 대본을 다시 쓰면 된다. 우리는 그런 편집을 통해 지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조금 더 다정하고 친절해지며 살면서 겪은 불운이나 불행과 화해할 수 있다.
낙관주의는 신체 및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는데 낙관주의가 무엇일까? 항상 입가에 웃음이 있는 상태인가? 현실을 기만하는 것인가? 낙관주의란 부정적인 결과보다는 긍정적인 족에 더 집중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온전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일곱 가지 훈련
1분 호흡 훈련
30분 생각 관찰 훈련
움직이면서 하는 자기 관찰 훈련
주의력 모으기 훈련
하나둘셋넷 호흡 훈련
군중 속의 나 상상하기 훈련
지노그램 훈련
(대부분은 읽어보면 알겠지만 지노그램은 혹시 뭐지 할 수 있어서 조금 설명을 붙이자면)지노그램은 즉 가족사를 살펴보는 것이다. 가족사에는 아픈 기억과 상처가 되는 이야기만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다.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이야기들도 끌어낼 수 있다. 가족은 온갖 물건이 뒤섞인 보물창고와 같다. 이 훈련은 찬장을 정리하는 일과 같다. 새로운 물건을 넣으려면 버릴 것을 골라 자리를 비워야 한다. 하나씩 살펴보며 보관할 것과 버릴 것을 구별하는 일이다.
최근 뉴스를 보다 보면 어떤 뉴스들 속의 인물은 미안하지만 “ 과연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꽤 많다. 코로나 때문에 갑자기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하게 된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위에 저자가 밝힌 온전한 정신을 위한 네 가지 활동들이 평소에 이루어졌는가? 행동 패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뿐이지 갑자기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온전한 정신을 지키려면 결국 정체해 있지 말고 성장해야 한다. 대인관계와 사회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잠깐 경로를 벗어날 순 있다. 하지만 곧 자신의 길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인생 학교의 6편 이야기를 모두 읽었다. 우리의 정신 세상 일 사랑 돈 시간이 결국 하나로 이어져있다. 인생에 필요하고 지배하는 6가지 요소들을 통해 인생이라는 거대한 학교를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다. 인생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서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새로운 정보나 지식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나는 이 인생 학교를 음미하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강연자의 말을 어느 정도 수긍하고 공감하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듣고 읽고 생각하고 쓰고 다시 재해석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나의 반응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초 이레 세상은 늘 혼란스러웠다지만 내 출생 이레 개인적으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는 요즘 어떻게 살 것인가? 6편의 인생 학교는 결국 나에게 스스로 생각할 것을 숙제로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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