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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책

영화<승리호> 보셨나요?

by 북앤라떼 2021. 2. 21.

승리호 SPACE SWEEPERS

한국 | SF | 2021.02.05 개봉

PGPG13(12세이상 관람가)| 136분

감독:조성희, 출연:송중기,김태리, 진선규,유해진

이번 달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가 아주 따끈따끈한 소식을 주고 있다.

송중기 박보영 주연의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과 특수효과 전문가들 그리고 배우들이 함께 한국의 <승리호>를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쏘았다. 넷플릭스에서 28개국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2092년,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파괴되고 우주 위성 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가 만들어졌다. 95%는 오염된 지구에서 살고 있지만 5%의 가진 자들이 UTS에서 살아간다. 그곳에는 우주 쓰레기를 청소해서 돈을 버는 선원들이 있다. 바로 승리호< KOR-SH7901>다. 잃어버린 딸을 찾겠다고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카리스마 장선장(김태리),

험악한 얼굴이지만 과거 조폭을 청산하고 기관사가 된 박 씨(진선규) ,

그리고 작살잡이 로봇 업둥이(유해진)

어느 날 사고 난 우주정을 수거하는 중에 그 안에서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고 한몫 챙기려는 기회로 삼으면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고 또 봐야 하기 때문에 더 스포 하는 것은 안 좋을 것 같다.

두둥~원래 첫날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이들에게 이번 영화는 꼭 같이 보고 외국 친구들에게 많이 홍보하자고 약속했었다. 남편은 개봉하는 날 보았고 나는 이번 금요일 저녁을 기다렸다가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드디어!

보는 내내 왜 이렇게 아이들에게 내 어깨가 으쓱하는지 모르겠다. 아이들과 늘 히어로 마블 무비를 봤었지만 한국에서 만든 우주 SF 블록버스터는 처음이라서 사실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닐까 생각한다.

환경에 대한 문제, 쓰레기에 대한 문제는 이제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화두다. 정말 2092년의 지구는 상상하는 것이 두렵다. 그 시대에는 ‘승리호’처럼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쓰레기 더미에서 벗어나기 힘든 세상이다. 승리호의 선원들이 그렇게 남들 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벌금과 파손으로 일할수록 빚이 쌓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는 2020년 여름부터 극장에서 2차례나 개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2021년 2월에 넷플릭스에서 개봉을 하게 됐다. 아름다운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사운드에 특히 공을 많이 들인 이 영화를 안방극장에서 보게 돼서 너무 아쉽다. 사람들은 이미 마블 스케일에 익숙하고 당연히 이런 영화에서 핵심은 ‘자본’인데 240억 투자에서도 중국 투자가 많다고 들었다. 요즘은 디즈니를 비롯해서 중국 돈 들이지 않고 영화 만드는 일이 쉽지 않은 슬픈 현실. 언제나 '돈'이구나. 비록 어벤저스나 스타워즈 효과에 익숙한 이들에겐 다소 시시하고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우주로 쏜 승리호의 태극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첫 술에 배부르랴. 그래도 한국 특수효과 기술이 엄청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 이 영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나는 ‘송중기가 찍은 영화는 잘 안되던데’라고 반응했다. 물론 목소리만으로 빛나는 유해진과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태리가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장르까지 우주영화라고. 한국에서 그게 가능해? 그런데 송중기가 이번 영화엔 괜찮았네~(난 송중기 팬이라 송중기 나오는 것은 다 본다는 것을 굳이 밝히면서)

우리 아이들이 쏙 빠져서 보도록 만든 일등 공신은 단연 꽃님이(박예진)다. 꽃님이는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다. 재채기를 하려고 벌린 입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해맑은 아이다. 게다가 수시로 방귀를 발사하는 귀여움으로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루저들로 모여진 승리호의 찌든 삶에 꽃을 피워주는 존재다. 꽃님이가 승리호의 일등 공신이다. 아이들과 한국영화를 보는 것이 쉽지 않다. 볼만한 영화는 폭력, 욕설, 아니면 내 기준으로 19금이 많았는데 욕은 좀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즐거운 영화를 보았다.

2092년, 정말 지구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영화에서처럼 그 안에서도 여전히 가족이 있고 정이 있고 사랑이 있겠지? 물론 설리번과 같은 악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더불어 살기 보다는 승자독식하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 지금도 그들은 지구를 개선하고 함께 살아가기 보다는 혼자 지구 탈출을 꿈꾼다. 지구밖으로 나가서 살기 원한다. 정말 인류는 화성에서 살 수 있을까?

뉴스에서 화성 2020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었다. 화성의 생명체 생존 여부와 화성에서 살 가능성을 알아보는 프로젝트다. 인간의 꿈인지 욕망인지 알 수 없으나 더 이상의 영화 이야기는 아니다.

2092년은 어떤 세상일까? 그 세상에 나는 없겠지만 상상해 본다.

김태리는 ‘영웅문’ 종이책을 읽고 심지어 업둥이는 릴케의 시집을 읽는다. 아이들은 여전히 한글 글씨를 쓰고 꽃님이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린다. 지금도 종이책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바람으로는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그 세상엔 시장이 있고 사람들이 화투를 친다.

나노봇과 코로나.. 글쎄 2092년이라면 좀 달라질까?

과학은 발달해서 중력 문제를 극복하고 나노봇을 이용하고 우주공간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쓰레기와 질병의 문제가 극복될 수 있을까. 이것이 최종적으로 남겨주는 인간의 숙제가 아닐까.

https://youtu.be/H1WYnJF1P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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