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지 감자 껍질 파이 북 클럽”
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마이클 뉴얼 감독의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에도 이 북 클럽의 이름을 사용하는 북클럽이나 독서모임들을 보면서 이름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건지 감자 파이 북클럽”
건지(Guernsey)는 영국과 프랑스를 나누는 도버해협의 작은 섬이다. 크기는 전라남도 거금도(64.12㎢)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인구 수는 훨씬 많다. 좁은 땅임에도 왜 사람들이 건지 섬에 많이 사는 것일까? 건지는 기후가 좋고 주민들의 소득도 높아서 살기 편하다는 것이다. 빅토르 위고는 건지에 11년 동안 거주하며 그의 대표적인 소설 ‘레미제라블’을 썼다고 하니 건지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생긴다. 영화에서도 카메라에 담긴 건지 섬의 아름다움을 조금 맛볼 수 있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에게 점령되었던 유일한 영국의 땅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은 그때를 배경으로 한다.
감자 껍질 파이는 그들의 모임 중 한 사람이 해 온 음식인데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중 통금 시간에 걸려서 독일군에게 이 모임에 대해 둘러대느라 급하게 만든 이름이 “건지 감자 껍질 파이”다. 당시 독일군은 섬 주민들의 식량을 모두 빼앗고 돼지도 한 마리 이상은 키우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고기에 굶주린 사람들이 몰래 돼지를 키우고 만찬을 즐기기 위해 만났던 그 밤에 독일군에게 걸려서 자신의 만찬 모임을 북클럽을 다녀오는 것이라고 둘러댄 것이었다. 독일군에게 모든 것을 통제받고 음식조차 감자 그것도 감자 껍질을 먹어야 할 만큼 배고픈 그들에게 희망이 된 것은 함께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모임이었다. 그렇게 둘러댄 이상 그들은 실제로 북클럽을 만들어서 운영하게 되었다. 독일군의 감시 속에서 눈빛 교환으로 때로는 암호로 소통하는 건지감자껍질파이 모임의 사람들. 책이 주는 위안이 어떤 것인지.
철학이 주는 위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보다는 언제나 책이 더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특히 이 영화는 더욱 그렇다는 평을 받는다. 영화에서는 시대적인 배경을 많이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모임을 처음 열었던 사람, 엘리자베스 매케나에 대하여 언급이 많지 않아서 나도 영화를 보면서 혹시 더 나올까? 기대 했는데 말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인기 작가 줄리엣 애쉬튼(릴리 제임스)이 건지섬 북클럽의 멤버이자 엘리자베스 매케나의 연인이었던 도시(애덤스)의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도시는 편지를 통해 건지섬의 숨겨진 비밀 클럽과 엘리자베스가 노예 아이를 숨겨주려다 섬에서 추방당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건지 섬에 대한 역사적인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
작가의 촉을 세우고 책 쓰기 좋은 스토리라는 것을 간파!
건지로 떠나는 줄리엣.
편안하게 누리며 살 수 있는 안정된 삶과 부유한 약혼자의 청혼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그녀지만 그녀는 직접 건지 섬으로 떠나서 건지 섬의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처음엔 섬의 사람들도 경계심을 풀지 않았는데 언제나 진실은 통하는 법.
그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줄리엣은 어느새 이 섬을 사랑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는 또 다른 삶이지만 어쩌면 그녀는 새로운 삶이, 화려한 자신의 삶 보다는 소박하게 어울려 사는 건지섬 사람들의 삶이 더 좋다고 생각된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편지를 타고 시작된 도시와 줄리엣의 인연 그리고 부유한 약혼자를 버리고 도시를 선택하는 다소 식상한 러브스토리를 넘어서 사람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며 함께 살아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삶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두루두루 갖춘 영화라 생각한다.
사랑스러운 릴리 제임스(줄리엣) 맘마미아에서도 너무 사랑스럽게 통통 튀는 역으로 매력을 발산하였다.
건지 섬의 아름다운 배경과 사랑스러운 여인 줄리엣 그리고 책과 스토리 그리고 사랑.
내가 편지로 연애를 시작해서 그런지 언제나 편지라는 매개물이 나에겐 완벽한 로맨틱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뭔가 운명적인 느낌이 온다고나 할까.
썸 타기 너무 좋은 "편지"
편지를 기다리면서 설렘을 느끼고 또 글이라는 것은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 더 부풀어지는 요소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현실 보다 환상을 주기도 싶다.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책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책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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