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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by 북앤라떼 2020. 9. 17.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관계 에세이

지난번 세바시 특집 강연을 들을 때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한 해 동안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좋았던 사람이 아니라 반대로 만나서 가장 힘들었던 10 사람들을 찾아서 특징을 쓰게 됐고 그래서 나온 책이다.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귀 막힌 사람,

필요할 때만 구하는 사람,

‘나뿐인’ 사람,

365일 과시형,

많은 문 중에서 말문 막는 사람,

과거로 향하는 꼰대,

감탄을 잃은 사람,

책을 읽지 않고 책 잡히는 사람,

단점만 지적하느라 장점을 볼 시간이 없는 사람,

대접받고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

되는 방법보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 사람,

도전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내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

물음표를 품기보다 마침표를 찍는 사람,

반성보다 문책을 즐기는 사람,

경험보다 욕망을 자극하는 물건을 사는 사람,

전보다 잘하기보다 남보다 잘하려고 하는 사람,

사소한 일상보다 거창한 미래를 꿈꾸는 사람.

 

 

 

나의 경우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나지 않고 싶은 사람의 특징의 공통점이 있는데 둘다 시계를 보게 된다는 데 있다.어떤 사람과의 만남은 헤어져야 할 시간이 너무 빨리 와서 때로는 1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해서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만나면 지루한 사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마음의 문의 키를 잡고 있는 것도 닮았다. 좋은 사람은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물어보지 않아도 자꾸만 마음 속 깊은 이야기까지도 꺼내도록 만든다. 그러나 반대로 하려던 말도 하고 싶지 않게 하는 사람도 있다. 1절부터 4절까지 중 후렴도 빼고 1절만 하고 싶어진다.

나는 곧 내가 만나는 사람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바꾸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만남은 나를 성장시키고 큰 즐거움을 주지만 어떤 만남은 씁쓸함과 깊은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만나면 안 되는 ‘이런 사람’은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사람을 보고 비난하기 전에 나도 이런 사람이 아닌지 뒤돌아볼 때 나와 너는 ‘좋은 사이’가 됩니다. p21

신앙생활을 하는 나는 매주 교회에서 설교 말씀을 듣는다. 가끔 특별히 강사를 초빙해서 특별 말씀 집회를 하기도 하는데 그 말씀이 듣고 너무 좋으면 내가 듣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면 되는데 꼭 들어야 할 누군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 왜 안 왔어. 말씀 너무 좋았는데. 자기가 들어보면 좋았을 텐데”

물론 진심으로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면 괜찮지만 고쳐야 할 것이 내가 아니라 타인이 되고 타인을 생각하면서

“그래 이 대목은 딱 00가 들어야 하는데 ”

라고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다.

이 책 역시도 마찬가지다. 교수님도 아시네. 저런 사람들이 다 나쁘다는 것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타인에게 어떤 사람인가? 그들이 생각할 때 ‘이런 사람’의 범주에 나는 혹 없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게 더 건강한 반응이고 성장하도록 돕는 반응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다른 사람만 생각하고 내가 먹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좋은 음식같이 먹는 것은 좋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잘 먹고 제대로 소화시켜서 더 건강해지는 데 있다.

귀하게 대접받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경청할수록 겸손해지고 상대를 존중하게 됩니다. 나를 내려놓고 귀를 기울인다고 해서 내가 기울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의 자존감을 세워줌으로써 나도 더불어 높아질 수 있습니다. p28

내 주변에도 자랑할 것이 있으면 (새로 명품 가방을 산 날) 항상 집으로 초대하는 사람이 있다. 연락을 안 하다가도 자랑할 이야기가 있으면 꼭 단체방에 카톡을 날린다. 근데 이런 사람은 어떤가? 그럴 때 잘 호응해 주는 사람도 늘 있다. 그러면 매번 물개박수를 날리지 못하는 나에게 문제가 있나 생각하게도 된다. 어쨌거나 만날 때마다 과시만 하는 사람도 피곤한 사람에 속한다.

한 사람의 표현과 행동은 내면에 있는 생각이나 감정이 표출된 것입니다. 부분 속에 전체가 있습니다. 모래알에서 우주를 바라본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처럼 한 사람이 표출하는 말과 행동에서도 그 사람의 전면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읽어냅니다 p77

말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특히 공인들의 말실수는 종종 입방아에 오르며 치명적인 손상을 주거나 인터넷 시대에 검색어만 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서 평생의 족쇄가 되기도 한다. 말과 행동에 있어서 실수라는 것을 안 할 수는 없지만 말과 행동의 저변에 깔려있는 감정은 속일 수 없고 그 감정의 영향으로 말과 행동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마음과 생각의 밭을 기경하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코로나 시대에서 민폐 수준이 아닌 공동체의 ‘악’으로까지 간주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규율을 무시하는 몰지각한 사람’, ‘변칙으로 공동체 질서를 파괴하는 사람’, ‘뻔뻔한 사람’에 속한다. 나의 행동에 책임질 줄 아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되는 방법 보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 사람’,’내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나도 피하려고 노력한다.

매사에 부정적인 것부터 얘기하는 것은 상대방까지도 침체되게 만든다. 무한 긍정일 필요는 없지만 모든 것에 부정적인 측면만을 생각하면 도전할 것 자체가 사라진다. 험담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 험담은 내가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습관적으로 험담하는 사람이 있다면 십중팔구 그 사람은 내 뒤에서도 나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입은 통제할 수 있지만 귀는 내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입으로는 가급적 적게 말하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귀로는 많이 들으라는 의미입니다. 널리 존경받는 사람은 입담보다는 경청의 달인입니다. 친구가 많은 사람도 대체로 말이 많은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입니다.“귀하게 대접받고 싶으면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귀를 열려면 입을 닫아야 합니다. 194

#마음이 몸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몸이 마음을 지배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될 것 같은데 실제로 마음이 몸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 시간의 법칙은 마음의 법칙이 아니라 몸의 법칙이다. 거리의 노숙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 또한 마음의 문제만이 아닌 지갑을 여는 마음 근육의 문제다. 우리의 몸은 너무나 익숙하게 우리의 마음을 이끌어다 준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려고 결심해도 우리 몸이 일어나지 않으면 결심이 늘 작심삼일에 머문다. 그걸 깨달은 나는 내 마음보다는 몸을 더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힘들 때에도 내 몸이 마음까지도 이끌어주길 바라면서.

뭐든지 열심히 하는 교수님이 의외로 때로는 포기하라는 말씀을 하신다.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거 아님?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6박 7일 도전하면서 3일째 되는 날 120km 모래 언덕을 올라가다 탈진 상태가 겹쳐 위기를 만났다고 한다. 계속 가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권고와 레이스 도중에 포기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마음의 갈등에서 결국은 레이스를 포기하고 돌아왔다는 지난 경험담을 들어서 무조건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답이고 미덕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도 참 좋은 것 같다. 누구나 도전하고 성공한 이야기만을 들려줘서 뭔가 나도 어떤 일에 도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부담이 든다. 출발하고 끝을 이루지 못해도 도전할 수 있는 것 또한 나의 한계를 체험하는 것 또한 근사한 일이다. 어디가 나의 한계인가는 나만이 알고 있다. 타인이 나의 목표를 세워줄 수도 한계를 정해줄 수도 없다.

공부는 책상에서 하는 ‘정신노동’이 아니라 일상에서 몸으로 하는 ‘육체노동’입니다. 진짜 공부는 책상에서 배운 앎으로 삶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삶에서 건져 올린 체험적 깨달음으로 앎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입니다. 몸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현실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관념적인 공부를 증오합니다

-공부는 망치다 (유영만)

#뭔가 다른 사람

뭔가 다른 사람은 땀을 흘립니다.

뭔가 다른 사람은 겸손합니다.

뭔가 다른 사람은 시간을 내서 뭔가 합니다.

뭔가 다른 사람은 ‘지금부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뭔가 다른 사람은 잔머리를 쓰지 않고 몸을 움직입니다.

뭔가 다른 사람은 내려오는 연습을 합니다.

-2015년 킬리만자로를 사투 끝에 올라갔지만 내려갈 기력이 소진된 것을 정상에 올라가서 알았습니다. 다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졸음은 쏟아지고 내려가면서 버틸 다리 힘은 없고 몸은 천근만근이었습니다. 다행히 사막 모래처럼 부드러운 흙길이 많아서 미끄럼틀을 타듯 간신히 내려왔습니다.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정상에서 내려가는 기술이 올라가는 기술과 차원이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킬리만자로와 비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이킹이 그랜드캐년에서 했던 하이킹이다. 새벽 5시쯤 출발해서 12시쯤 돌아오는 코스였다. 여기는 정상이라고 하기가 힘든 것이 콜로라도 리버 쪽으로 내려가는 코스다. 그래서 쉽게 내려간다. 더 많이 내려가고 싶어진다. 그런데 많은 경험자들이 말하기를 그렇게 내려갔다가 못 올라와서 헬기를 동원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내려가고 올라가는 의미의 정상은 다르지만 뭔가 이룬다는 의미에서의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같은 비유인 것 같다. 올라올 때 너무 힘들어서.. 왜 소금을 가지고 가는지도 알 것 같았다. 사막에서 탈진하는 일이 벌어진다.

다 올라왔을 때 눈물이 났다. 내가 해냈노라~

결국 홀로 살 수 없는 세상,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매일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사람과의 관계는 시작된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있고 특별한 인연이 되는 사람도 있다. 출생부터 성장까지 다른 환경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로 자라 저마다 색깔이 다르고 성향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 사랑과 신뢰를 주는 것도 인간관계지만 그만큼 상처와 슬픔을 주는 것도 인간관계다. 이왕이면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면 좋지 않을까. 그 좋다는 기준과 좋지 않다는 기준을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풀어본 글이다. 책과 함께 내 주변의 사람들을 스캔해 보는 것도 재밌을듯하다.

물론 본인부터 스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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