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
은유
난 시적인 글을 쓰고 싶다. 찬찬히 보고 오래 보아서 그때 보이는 것을 간결한 언어로 기록하고 싶다. 나는 니체처럼 쓰고 싶다. “있는 것은 아무것도 버릴 것이 없으며 없어도 좋은 것이란 없다”,”지진은 샘을 드러낸다”이런 가슴으로 직진으로 잠언체, 고백적 화법을 촌스럽지 않게 구사하고 싶다. 나는 또 오웰처럼 유머와 기품이 넘치는 글을 원한다.
<쓰기의 말들>책 속에서 220쪽
모두가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지 못한다. 인간을 부품화한 사회 현실에서 납작하게 눌린 개인은 글쓰기를 통한 존재의 펼침을 욕망한다. 그러나 쓰는 일은 간단치 않다.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안 쓴다. 이 책이 그들의 존재 변신을 도울 수 있을까.쓰기의 말들이 글쓰기로 들어가는 여러 갈래의 진입로가 되어 주길 - 2016년 여름에 은유
이웃 블로그에서 리뷰로 보고 말로만 듣던 은유 작가의 책을 만났다. 기교 없이 진솔해서 좋고 무엇보다 은유 작가의 '쓰는 마음'이 좋았다. 글 속에는 쓰는 이의 마음이 보인다. 느껴진다. 독서로 시작했다는 글쓰기. 주부라는 평가 절하되고 남루한 타이틀에서 시작된 글쓰기. 생존을 위한 글쓰기. 육아의 번뇌 해소를 위한 글쓰기. 퇴짜 맞는 글을 퇴고하며 후퇴하지 않는 글쓰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그 모든 상황과 마음이 비슷하고 공감하는데 다른 것은 그럼에도 얼마나 어떻게 썼느냐다.
허리가 아프고 눈이 시리고 손끝이 저리다. 이 잔혹한 육체노동! 엉덩이 붙이고 앉아 두뇌에서 정보를 거르고 오감을 작동하여 손끝으로 뽑아내려면 신체 기관이 긴밀하게 가동된다. 진이 쏙 빠진다. p28
글쓰기에서 많이 강조되는 방법은 지금까지 읽었던 글쓰기에 대한 책에서의 요점과 거의 동일하다.
쉬운 말로 쓰기
짧게 끊어 치기.
부사는 굳이 안 써도 된다.
엉덩이로 글을 쓰기
첫 문장을 쓰려고 기운을 다 빼지 말고 글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주제를 환기시키는 담백한 첫 문장을 쓴다.
주제 전달을 돕지 않는 인용구는 과유불급
매일 글을 쓴다(김훈의 ‘필일오’ 매일 아침 다섯 수저씩 밥을 뜨고 원고지 5매씩 글을 쓴다)
글쓰기가 막막할 땐 자료부터 모은다.
다 말하지 말고 잘 말하기가 관건이다.
배우는 과정만큼이나 배움의 독을 빼는 과정이 필요하다
좋은 글을 쓰는 법을 모르겠을 땐 나쁜 글을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힘 빼고 쓰기
내가 쓴 글 소리 내서 읽어보기
없어도 되는 접속사 빼기
책 속에서 뽑은 글쓰기 팁들
나는 글쓰기에 재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 쓰는 일은 지겹고 괴로운 반복 노동인데 그 고통을 감내할 만한 동력이 자기에게 있는가. 재능이 있나 없나 묻기보다 나는 왜 쓰(고자 하)는 가를 물어야 한다고 여긴다. p73
쓰기의 말들에 글쓰기에 대한 새로움은 없다. 열정, 노력, 시간
부모로서 아이를 키울 때 타고난 재능, 아이의 노력 그리고 부모의 서포트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한 의견은 늘 분분하다.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을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하 않을까
글쓰기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재능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가. 그러나 재능만 가지고는 되지 않기에 99%의 노력이라고 말한다.
글을 잘 쓰려고 하면 쓰는 것이 어렵다. 쉽게 쓰고 쉽게 읽힌다고 생각하면 어렵지가 않다.
쓰기는 슬픔에서 시작된다는 것에 동의한다.
슬픈 사람이 할 말이 많고 거기서부터 글쓰기는 시작된다.
나의 마음에 가장 들어온 말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아무것도 안 하는 거 ‘같은’차이”
내 삶이 딱 그랬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고, 아무것도 성장하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었구나.
공개와 비공개의 글
비공개는 독자가 없는 글.
공개는 자기 글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것.
자기중심성을 벗어나 타인의 처지를 고려하는 작업.
아무것도 늘지 않는 것 같아도 늘겠지.
나는 자존심이 강한 편이다. 거절도 못 하는 성격인데 거절 받는 것도 못 참는 성격이다.못 올라갈 것 같은 나무 잘 쳐다 안 본다. 그 성격 때문에 차마 쓴다는 말 대신에 끄적 끼적인다는 표현으로 에두른다.
지금까지 인생에서 큰 굴곡 없이 살았다고 말했는데 이런 성향이 나 스스로를 과잉보호하며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쓰기의 말들을 읽으면서 내 인생을 돌아본다.
결국 쓰기가 인생이기 때문이다.
쓰고 싶지만 아직도 입가에 맴돌고 있는 말들만 가득하다.
<쓰기의 말들> 속에서
공부는 독서의 양 늘리기가 아니라 자기 삶의 맥락 만들기다. 세상과 부딪치면서 마주한 자기 한계들, 남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얻은 생각들, 세상은 어떤 것이고 사람은 무엇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수정해가며 다진 인식들 그러한 자기 삶의 맥락이 있을 때 글쓰기로서의 공부가 는다. P111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까지 뭘, 왜, 또…’라는 생각에 기가 죽는다. 내 생각의 밑천은 한없이 초라하다. 얼마나 더 읽고 더 쓰고 더 뒤척여야 저런 인식과 표현이 가능할까. 고개가 떨궈진다. P123
한 사람이 글 쓰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연습과 노력 외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 자기를 믿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단지 구직을 넘어 삶의 자리를 되찾아 주는 일임을 나는 선배와의 인연에서 실감했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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