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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한 달 책방

by 북앤라떼 2020. 11. 6.

한 달 책방

김정현

책방 지기에 대한 꿈 때문에 덥석 손이 갔던 책

 

 

<작은 책방의 주인 되어보기>

작은 책방을 가져보면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잔잔한 노래를 틀어놓은 따듯하고 아담한 공간.

열심히 고르고 진열해둔 책들과 그 책에서 나는 종이 냄새.

좋아하는 주제들을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면서 사는 삶…

그러나 현실은 분명

다가오는 월세에 쫓기고

계산 착오로 생기는 재고들에 치이고

달마다 정산 서류 속 숫자들과 씨름하는 삶일 게야

그래서 나는 집이 아닌 내 공간을 가지는 꿈을 꾸지 않았다.

이미 있는 작은 책방들에 가끔 놀러 갈 뿐.

그러던 어느 날 책방 부부가 겨울에 한 달간 북유럽으로 떠나며

공간을 맡아줄 임시 책방 지기를 찾는다는 소식을 보았다.

공간은 내 맘껏 누려도 되지만

장기적 운영 계획이나 복잡한 숫자들은 신경 쓸 필요 없는

짧은 기간 동안의 책방 지기 체험!!

이런 기회에 적극 뛰어들라고 나는 지금 백수인가 보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나는 임시 책방 지기가 되어

열나흘 정도의 책방 지기 나날을 보냈다.

-저자 에필로그

 

책방 지기 부부가 한 달 북유럽 여행을 가면서 한 달을 책방 지기로 살게 된 초보 책방 지기가 책방을 맡는 동안 남긴 책방에서의 하루 일과를 담은 리얼 다큐 만화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방 주인과 퍼실리테이터 활동으로 만났던 사이였고 간단한 인수인계를 하고 맡기게 되었다.

이 저자 외에도 두 팀의 책방지기와 책방 주인 부부의 만화와 메모들이 실려있다.

심지어 운영 실태와 실 매출액까지! (그렇게까지 자세할 줄이야)

 

누군가의 자리에 들어가서 한 달을 살아보는 것이 참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나도 한 달 책방 지기 해 보면 책방 지기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책방 지기가 되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 작은 공연

둘, 보드 게임 모임

셋, 인도 커리 나잇

마침 노래를 자원하는 지인도 나오고 그래서 인도 커리 나잇과 모두 합쳐서 계획을 실행한다.

아무 생각 없이 오신다는 분 다 받았는데 신기하게도 책방 의자 갯수랑 딱 맞았다.

인도커리의 탈을 쓴 ‘된장커리’ 비주얼의 커리도 완성되고

어둑하게 밝힌 조명과 마이킹 없이 고요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목소리

공연이 끝나고 늦게까지 이야기 나누고 마감하고 나오는 이야기

 

 

아 정말 내가 딱 원하는 책방 풍경이야

그런데 커리 냄새 책에 괜찮을까?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책들 사이로 이런 책을 몇 권 껴 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책을 눈으로만 볼 수 있다니

만화책 한 권 본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이것도 인연이다. 나의 가게를 한 달 타인에게 맡길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큰 복인가. 오히려 사업하다 보면 여행 가기 더 힘든데 한 달 여행이라니.

이 책을 통해서 모든 사업장이 가능하진 않겠지만 가능하게 만들어놓고 가끔은 일 스위치를 오프 하는 인생도 괜찮겠다 싶다. 취준생들이나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또 어딨나.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현실은 다르기 때문에 한 달 지기로 살아보면 더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책방 주인의 에필로그>

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다. 물론 한 달 동안 우리의 책방도 무사했다. 세 팀의 책방 지기는 훌륭하게 책방을 지켜주었고 손님들은 책방에 들러 sns에서 만난 우리의 소식을 책방 지기들과 함께 나웠다. 9시간 시차. 떨어져 있어도 책방으로 연결된 우리. 핀란드보다 추운 순천의 날씨. 갑자기 고장 난 책방 포스기와 책방 열쇠.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메뉴얼엔 없는 일들. 모두를 당황하게 하는 일들이 있었지만 웃으며 그날을 기억해 보다. 책방을 통해 만난 귀한 인연들. 우리의 한 달 휴가를 지지해 주었던 친구들 덕분에 우리는 용감하게 또 다른 여행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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