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 Gap
로맨스/멜로/드라마/영국
100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월리엄 니콜슨 , 주연: 빌 나이, 아네트 베닝, 조쉬 오코너
영화 Hope Gap은 29년 부부로 살아온 오랜 커플의 이야기다.
영화는 호프 갭이라는 해안가 절벽에 위치한 마을의 평범한 집에서 시작된다. 29년을 함께 살아온 중년을 넘어가는 이 오랜 부부는 어느 부부들처럼 함께 차를 마시고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다. 남편 에드워드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고 조용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아내 그레이스는 시 편집자인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거침없이 마음에 있는 것을 말하는 성격이다. 그들에게는 20대의 아들이 한 명 있는데 런던에 살면서 가끔씩 부모님 집에 방문하고 있다.
딱 봐도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옷 스타일부터 말하는 것도 그렇고 참 다르다.
아내는 남편에게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남편은 애써 모른척한다. 같이 마주 보고 있지만 사실 등을 돌리고 있는 것과 같고 한 공간에 있지만 다른 세계에 있는듯 하다.
그녀는 종종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답답해서 식탁을 엎어버리기도 한다. 남편을 아무렇지도 않게 때리기도 한다. 그녀는 그렇게 관심받고 싶어한다. 남자는 묵묵히 당한다.
그들은 불행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 불행은 이제 시작이다. 부부는 마주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은 곳(방향)을 바라보는 관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전혀 다른 곳을 바라본다.
아내는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며 다시 남편과 잘 해 볼 마음으로 희망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그 사이에 에드워드는 아들을 불러서 오늘 이 집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1년 정도 만난 사람이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한며 아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남편은 아내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아들에게 엄마 옆에 남아달라고 부탁하려고 부른것이다.
아내가 돌아왔을 때 아내에게 말을 하기 위해 토스트와 차를 주면서 조금은 새 기분으로 흥분되어 있는 아내에게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아내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 믿을 수 없다. 말도 없고 표현도 없던 남편이 홧김에 괜한 소리를 한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그는 그렇게 떠난다.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듯이.
엄마는 아들에게 아버지의 마음을 붙잡아 달라고 애원하지만 아들은 안다. 아버지의 마음이 이미 멀리 떠났음을.
남편은 이혼 절차를 밟으려 하지만 아내가 협조하지 않아서 그것도 포기한다. 아내는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해서 남편의 이름으로 지어 부르며 여전히 남편이 옆에 있는 듯 남편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아들은 엄마가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자주 가서 함께 하고 아버지를 종종 만나기도 한다. 남편이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 가정이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타이밍이 어긋났고 그들에겐 희망 갭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 가장 힘든 것은 아들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아들에게 힘든 부탁을 하고 있었다. 아들의 마음은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남편이 새로운 사람과 시작한 가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오기까지 아내는 현실 부정을 계속했다. 그러나 그녀의 그런 감정은 사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이었다. 옆에서 아들도 절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자신의 일상을 시작하면서 끝난다. 남편은 고통스러워하는 아내에게 연민을 느끼고 미안함을 느끼지만 그러나 그 감정이 다시 시작하고 싶거나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편은 집을 떠나 더 편안해졌고 불안해 하는 아들 옆에서 아이스크림을 편안히 먹을 수 있는 마음이었으니까. 영화에서 그 장면이 가장 나는 마음이 아팠다. 자식이 무슨 죄라고..
29년을 살았고 노년을 바라본다고 해도 언제든 결혼기념일은 끝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결혼기념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마음의 이벤트가 달랐다. 언제나 배우자가 나의 모든 것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다. 매번 참는것 같은 이도, 무덤덤한 사람도 떠날 수 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떠날 수 있다. 아내를 두고 떠나는 남자들을 좋게 바라볼 수 없는데 그럼에도 에드워드를 이해하게 된다. 29년을 그렇게 참아줬을 테니까.
가슴에 담아두는 성향의 사람이 어느 날 이렇게 폭탄을 터뜨리면 당하는 사람은 너무 당황될 것 같다.
참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부부는 어찌 보면 지금이라도 서로의 행복을 위해 헤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바닷가의 배경이 아름다웠고
부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잔잔한 음악도 좋았다
영화 <결혼 이야기>의 불행한 부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젊은 부부
노년의 부부
혈기가 왕성한 부부처럼 싸우진 않아도
부부가 참 다르다는 것은
비슷했다
그들도 젊을 때는
좋았던 적이 있지 않았을까?
없었을까?
→영화 미리 보기
'영화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레시피를 공유하는, 영화 <Julie & Julia> (1) | 2021.02.21 |
---|---|
영화 <해피어게인> (0) | 2021.02.01 |
영화 이야기 <드레스 메이커> (2) | 2021.01.31 |
영화 <원더우먼> (0) | 2021.01.31 |
2021 영화 <완벽한 가족> (2) | 2021.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