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시장 The Market As God
하비 콕스 Harvey cox: 1929년 태어나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예일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5년 이후 하버드 신학대학교에서 종교학을 가르쳤다. 하비 콕스는 가난과 소외, 인종차별의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마틴 루서 킹 목사와 교류하면서 교회가 교회 체제보다 사람들의 신앙과 실천에 중심을 두어야 하며 사회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해방신학과 같은 제3세계 기독교 운동에 관심을 두고 연구했으며, 종교 간 대화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2009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하비 콕스는 다양한 종교들을 함께 다루는 강의를 개설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퇴임 이후에도 당대 최고의 신학자이자 존경받는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강의와 저술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작년에 하비 콕스의 두 책 <종교의 미래>와 <성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만났다.
이후 하비 콕스의 책을 더 기다리고 있던 중에 이 책을 전자책 코너에서 만나게 되었다.
2013년 1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이라는 문서로 현대의 고삐 풀린 소비주의와 ‘배제와 불평등의 경제’를 신랄하게 비판해서 악명을 얻은 바 있다. 교황은 앞선 대다수 고위 성직자들과 달리 아르헨티나에서 타르지 지방으로 된 빽빽한 슬럼가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교황이 되어 처음 여행한 곳은 굶주림을 피해 도망치려던 난민들의 주검이 밀려온 지중해의 람페두사 섬이다. 교황의 문서에서 ‘지배적인 경제체제의 신성화된 작용’과 ‘신격화된 시장’ 같은 말이 하비 콕스의 관심을 끌었다. 그 역시 우리 사회가 시장에 대해 품는 신앙의 본성을 고찰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변화로 점점 더 거세지는 지구의 위기를 다룬 <찬미 받으소서>라는 장문의 회칙을 발표했다.
‘시장의 종교’라는 표현은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지금 현실을 바라보면 시장 신앙의 변화와 지구적 위기의 깊이와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이 하비 콕스가 기업과 금융이라는 대륙 여행을 떠나게 된 동기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은 경제 문화 체제를 의미한다. 지금의 시장은 구약에 등장하는 야훼에 가까운 신이 되었다. ‘지고신 Supreme Deity’ 유일한 참된 신이다.
토지는 원래 어머니의 대지로 성스러운 영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산이 되었다. 나무, 물, 공기, 공간 그리고 천체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시장’신학에서는 인간 생명의 가치가 얼마일까?
‘시장’이 지배하는 가운데 모든 것이 판매된다. 이제 예언자와 점쟁이는 투자은행의 금융 컨설턴트와 최고경영자다. 시장경제와 소비자 문화에는 종교의 모든 특징이 있다. 시장신은 급진적인 개인주의와 즉각적인 이동성을 선호한다.
모든 종교가 아무리 서로 다르다 해도 ‘시장’의 종교가 모든 종교에게 가장 무서운 경쟁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와 유대교에서는 “땅과 그 안에 가득 찬 것이 모두 주님의 것, 온 누리와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도 주님의 것이다” 조물주는 청지기와 정원사로 임명하지만, 소유권은 계속 땅에 둔다. 다른 신앙도 생각이 비슷하다. ‘시장’의 종교에서는 인간, 특히 돈이 있는 사람들은 돈 주고 산 모든 것을 일정한 한계 안에서 소유하며, 자기 소유물을 마음 내키는 대로 처분할 수 있다.
전자책31
하비 콕스는 시장이 어떻게 종교가 되었는지를 이해하며 시장의 탈 신격화하고 다시 시장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시장은 어떻게 신격화가 되었는가? 종교와 ‘시장’의 관계의 역사는 꽤 깊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성전에서 환전상을 쫓아낸 이야기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많은 설교자들은 예수님이 거룩한 장소에서 상업활동을 한 것을 비난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하비 콕스는 이것을 오독이라고 말한다. 신전 앞에서는 희생 제물로 사용하는 제물을 팔아야 했다. 짐승 값을 치르기 위해 ‘환전’은 필수였다. 그러나 장사치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수수료를 챙긴 것이다. 예수님은 순례자를 속이고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것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땅이나 동물, 돈 같은 부를 맡긴 취지는 모든 인간과 지각 있는 피조물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함이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입기 바란다. 우리가 모두 ‘번영’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번영한다면 번영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관용을 베풀 의무가 생긴다.
전자책96
“너희가 가난한 사람을 짓밟고 그들에게서 곡물세를 착취하니 너희가 다듬은 돌로 집을 지어도 거기에서 살지는 못한다. 너희가 아름다운 포도원을 가꾸어도 그 포도주를 마시지는 못한다.” 아모스 5:11
성경에는 두 관계가 표현되었다. 첫째는 고리대금업이나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에 금지다. 둘째는 땅과 부를 정기적. 근본적으로 재분배하라는 명령인 ‘희년 Jubilee Year'의 준수다.
주님, 누가 주님의 장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의 거룩한 산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깨끗한 삶을 사는 사람,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
마음으로 진실을 말하는 사람,
혀를 놀려 남의 허물을 들추지 않는 사람,
친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
이웃을 모욕하지 않는 사람,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자를 경멸하고
주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맹세한 것은 해가 되더라도 깨뜨리지 않고 지키는 사람입니다.
높은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주지 않으며,
무죄한 사람을 해칠세라 뇌물을 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시편 15편 101쪽
예언자 에스겔에서는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자를 우상 숭배하는 자, 이웃의 아내를 범하는 자, 강제로 빼앗는 자, 역겨운 일을 하는 자와 나란히 열거한다. (에스겔 18:11~13)
성경에서 가난한 사람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원금보다 많은 이자를 물리지 말라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주님께 꾸어드리는 것이니, 주님께서 그 선행을 넉넉하게 갚아 주신다” 잠언 19:17
예전에는 고리대금업자는 영성체, 고해성사와 사면, 기독교식 장례를 받지 못했다. 13세기 피첸체의 교회 법원은 그들에게 벌금 7000 플로린을 징수했다. 1312년에 고리대금업을 허용하는 통치자와 행정관은 파문하고 고리대금업이 엄중한 죄가 아니라고 설교하는 자는 이단이며 종교재판소에 회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랜 세기에 걸린 고리대금업 급지법은 이제 낡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나. 그것은 그 중심 즉 근본을 보신다는 것이다.
피싱 phishing은 온라인 사기꾼이 벌이는 낚시질을 은유적으로 가리키는 신조어다. 피싱은 우리 조상이 고리대금업이라 부른 관행의 현대적인 형태로 이윤을 얻기 위해 약하고 무지하고 취약한 사람을 등쳐먹는다.
"너희는 오십 년이 시작되는 이 해를 거룩한 해로 정하고, 전국의 모든 거민에게 자유를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누릴 해이다. 이 해는 너희가 유산 곧 분배 받은 땅으로 돌아가는 해이며, 저마다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해이다. "-레위기 25장 8~10절
이 희년이 제대로 지켜졌을까? 누가복음 4장 16절에 예수는 ‘두루마리를 말기’직전에 ‘주님의 은혜의 해(희년)’를 선포한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도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사람의 빚을 없애준 것같이 우리의 빚을 없애주시고”
지금 그것을 죄라고 표현하지만 과연 어떤 것이 쉬울까?
1300년 1400년에 교황이 선포했던 희년은 단테의 <신곡> 천국 편 31곡에 나와있다. 희년의 원래의 의도가 아닌 상태로 거행되었다. 사람들은 로마로 가서 면벌부를 받고 돈을 냈다. 면벌부를 판매하며 ‘기부’하는 것으로 돈과 종교가 융합되기 시작했다. 종교개혁의 출발점은 돈을 둘러싼 언쟁이었다. 그는 묻는다. 아르마니 정장에 에르메스 타이를 맨 ‘시장신’의 고위 성직자가 지금 빚을 탕감해 주는 은혜의 해(희년)를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4복음서를 읽다 보면 ‘돈’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것을 알게 된다.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 인간 본연의 탐욕을 경계하라는 말씀이다. 인간에게는 돈에 대한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이자 덫이다. 돈이 있는 곳에는 권력이 생기고 권력이 있는 곳은 부패하게 된다. 은행은 거대해졌고 교회의 재정 또한 거대해졌다. 현시대의 교회의 초대형화는 교회의 부패를 가져왔다.
“너희 가운데서 아들이 빵을 달라고 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에 있으며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여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본뜻이다”
초대형 교회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와 지구 곳곳에서 등장한다. 실제로 세계 10대 교회 중 5개가 한국에 있다. 전 세계에서 그리스도교 단일 교회 중 가장 큰 것은 서울의 여의도순복음교회다. 80만 명이 넘는 신도를 거느린 이 교회는 거대한 건물에서 일요일 예배를 여섯 번에 나눠 진행한다. 셔틀버스 수십 대가 딱딱 시간에 맞춰서 지하주차장까지 신자들을 실어 나른다. 몇 년 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때, 다른 외국인 손님 100명과 함께 2층 발코니 좌석으로 안내받았다. 자리에 설치된 헤드셋을 이용해 예배가 여러 나라 언어로 통역되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어림해보니 본당 예배에 참석한 사람이 1만에서 1만 5천 명 정도 되는데 건물 다른 곳에서 수천 명이 폐회로 텔레비전으로 본당 예배를 본다고 들었다. 완전한 규모의 교향악단이 연주했고 규모다 작은 앙상블도 있었다. ... 나중에 여의도 순복음교회 방문 경험을 곱씹어 보니 나는 고무되거나 감동을 받았다기보다 일시적이나마 나 자신이 어떤 거대한 존재 그 거대함 때문에 의미심장한 존재의 일부라는 사실에 경외감이 들었다.
전자책 162
초대형 교회들이 들어서면서 교회는 이제 성도들의 영성에 대한 염려보다는 교회 건물 유지비를 대대적으로 걷어들여야 하는 염려가 더 시급해졌으며 그런 전략을 세우기에 바빠졌다. 대형 교회는 흡사 대기업과 비슷한 조직을 모방하고 운영한다. 성도들은 편안하게 어느 곳에서든 예배드리는 편리함을 추구하고 적당한 헌금을 하는 것으로 신앙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고는 교회는 성도들에게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장려한다.
교회사에서 5세기 초에 벌어진 신학 논쟁으로 가 보면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가 교회에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싸움에서 어떻게 부와 권력이 역할을 했는지 자료를 제공해 준다.
이 두 싸움으로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인이 되었고 <고백록>, <삼위일체론>과 같은 저서를 남겼다. 펠리기우스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주장하다 이단으로 몰락하여 패배하였다.
그들이 승리한 것은 단순히 신학적 관념에서가 아니다. 그들은 싸우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고 법정 싸움에 충당될 자원을 끌어모았다. 돈을 쓴 사람이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이런 싸움은 이후에도 신학적으로 보이는 수많은 논쟁에도 고스란히 되풀이된다. 중세 후기에 수도원 운동과 이른바 ‘이단’그룹이 부상한 이면에는 교회의 재부가 커지는 것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책 187참조)
시장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내면적 차원을 창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장신을 그리스 신 가운데 가장 힘이 세고 뛰어난 제우스에 비유했다. 하지만 그리스인의 상상 속에는 제우스보다 훨씬 강력하고 신성한 힘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모이라, 즉 운명이다. (책 331)
진정한 신에 대한 기준을 감안할 때 시장은 자격 미달이다. 시장은 자존심이 있는 신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 시장은 약자와 고통받는 사람, 가난한 사람에 대한 이런 의무를 수행하든지, 신의 지위를 포기하고 다시 그냥 시장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 장에서 이 선택지를 살펴보자. (책 343)
라틴어로 ‘restoratio humani 인간의 회복’라고 불리는 것은 인간을 만물의 질서에서 인간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것을 의미한다. 하비 콕스는 시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인간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시장이 재창조되고 금융 권력 중심에서 탈 집중화되는 것을 시사한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적인 분산을 말한다. 그는 미국에서 이미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는다. 경제의 민주화. 보통 사람과 지역사회가 정치적 결정과 경제적 결정을 비롯해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보면 로마의 박해 속에서 더 퍼져나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콘스탄티누스가 신조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부터 하향식 교회로 향하는 노정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 책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바로 초대형 교회를 언급할 때다. 세계 10대 교회 중 5개가 한국에 있고 전 세계 기독교 교회 중 가장 큰 교회가 여의도 순복음 교회다. 세계 여러 교회를 방문했던 하비 콕스에게도 한국 교회의 사이즈는 가히 깜짝 놀랄 규모였던 것이다. 이 책을 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비 콕스가 이야기한 그 거대한 한국 교회의 담임 목사를 지낸 분이 배임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이 교회의 시장화의 종결판을 보여주는 듯하지 않는가.
요즘은 성도들은 좋은 이야기를 골라 듣기 원한다. 성경을 펴서도 나에게 위로를 주는 말씀만을 골라서 읽기 원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꽤 불편할 수 있다.
하비 콕스의 현란한 비판이 매우 불편하지만 그것이 지금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의 현주소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다른 종교는 내가 가져본 적이 없지만 적어도 기독교만은 사실인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회에 가는 대신에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는 일을 겪고 있다. 누군가는 교회를 향한 탄압이다 음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기회가 진짜 신앙인과 종교인들이 구분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적어도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뭔가 얻어지는 착각을 한 것인지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신앙이 어떤 외적인 행동에 의해서 성장되는지 내면의 성장과 개인적 실천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교회에 대한 비판이 좋지 않겠지만 잘 들어보면 기독교 교리와 신앙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타락한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다. 그리고 타락한 것을 느낄 수 없는 '시장화' 그 제도에 대한 비판이다. 그 비판이 다소 불편할지라도 어떤 부분이 맞고 아닌지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면 좋은 독서의 시간일 뿐 아니라 자신의 믿음의 실체를 찾고 거기서 더 한 단계 성숙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목차
1부 개관
1. 신이 된 ‘시장’
2. 왕의 과학과 신의 과학
3. ‘시장’은 어떻게 신성한 존재가 되었는가
4. ‘시장’은 사람을 어떻게 창조하는가
5. 고리대금업과 피싱을 둘러싼 갈등에 관한 성서 자료
6. 재분배를 둘러싼 갈등에 관한 성서 자료
2부 장애와 질환
7. 상층부의 합선
8. 거대 은행과 거대 교회
3부 역사: 돈을 좇다
9. 주교와 수사: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
10. 애덤 스미스: 창시자이자 수호성인?
11. 애덤 스미스: 신학자이자 예언자?
12. 은행가, 철학자, 트릭스터, 작가
13. 하느님의 숨결과 시장의 정신
14. “세상으로 나가라”
15. ‘시장’의 교회력
16. 모든 소원을 아시며
17. ‘시장’과 세상의 종말
18. ‘시장’의 영혼 구하기
-책 속으로
1980년대 초에 구약성서의 예언자와 흡사한 주요 경제학자 몇몇이 재앙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제임스 토빈 James Tobin은 존 F. 케네디 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1981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몇 년 뒤인 1984년, 토빈은 한 연설에서 ‘불안한’심경을 고백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자원을…. 재화와 용역의 생산과 동떨어진 금융 활동에 쏟아붓는다. 이 활동은 사회적 생산성에 비례하지 않는 높은 사적 보수를 발생시킨다.” 토빈은 더 나아가 컴퓨터가 ‘이런 종이 경제’에 연결되면서 동일한 업무를 좀 더 경제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금융거래의 양과 다양성을 부풀리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전자책 142쪽
‘시장신’의 축복을 관장하는 기관에서 벌어지는 합선에 대해 읽으며 나는 적어도 기독교의 하나님을 위해 똑같이 봉사한다고 주장하는 기관, 즉 교회에서도 비슷한 장애가 예상되는 감퇴가 미국을 비롯한 나라들을 주기적으로 휩쓴 종교적 열광의 부활과 쇠퇴의 물결과 달은 건 아닌지 궁금했다.
전자책 145쪽
성장 주의라고 부르는 현상의 신봉자인 초대형 교회는 교인 숫자를 늘리고 더 많은 헌금을 모으는 데 노력을 집중한다. 이런 활동이 대부분 노골적인 물질주의고, 진정한 영적 의미는 전혀 없다는 사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전자책 164쪽
오늘날 많은 사람이 대규모 기관에 익숙해졌다. 많은 사람이 고층 건물에서 일한다. 진료받을 일이 생기면 작은 개인 병원보다 종합병원에 간다. 수천 명이 모이는 스포츠나 콘서트를 보러 간다. 교실 하나 짜리 소규모 학교는 사라지거나 통합되었다. 대형 교회는 이런 상황에 잘 들어맞는다. 예배 참석자들이 성공에 대한 ‘시장’ 의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규모와 성장은 당연히 그런 태도를 수반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많은 사람이 종종 교회의 수적 성장을 자신의 영적 성장과 융합한다.
전자책 169쪽
어떤 이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단순한 탐욕이다. 그들은 탐욕의 전염병에 감염되었고 탐욕은 어떤 치료법도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다. 아무리 많은 부도 결코 충분하지 않다.
전자책 373쪽
로마 황제 베스파시아누스는 죽음의 자리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고 한다.
“아아 슬프도다. 지금 내가 신이 되어야 할 텐데”
어떤 인간 개인이나 기관도 심지어 ‘시장’도 신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제 신이 필요 없다면 ‘시장’은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전자책 374쪽
전자책 <신이 된 시장> 책 속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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