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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언씽킹:Unthinking

by 북앤라떼 2020. 7. 27.

언씽킹unthinking

해리백위드 Harry Beckwith

‘무엇이 우리가 선택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이끄는가?’

우리는 모두 심리학자들이 ‘휴리스틱 heuristics'이라고 부르는 즉 ‘경험’에 기반한 의사결정의 규칙들을 손쉽게 받아들인다. 모든 결정을 심사숙고해서 내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휴리스틱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정관념’이다.

호모 루덴스(Hono Ludens) 노는 사람,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놀이를 하게끔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에 놀이를 박탈당한 성인은 비사교적 성격을 갖게 되고 놀이를 금지당한 쥐들은 죽는다. 놀이는 우리에게 기본적인 요소다.

전형적인 슬로건들은 TV 광고의 마지막 장면이나 지면 광고의 맨 하단에 나타나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는 마지막으로 보거나 들은 것을 가장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놀라움은 또한 속임수이기도 하다. 놀라움은 우리의 뇌 속에 ‘닻’을 내린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그 ‘닻’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 egla, 출처 Unsplash

나이키가 라이벌들과의 경주에서 승리한 비결이 나이키만의 스토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키는 단순한 제조사가 아니다. 나이키는 사람들이 합성피혁에 붙인 실로 꿰맨 얇고 평평한 깔창보다 더 좋은 뭔가를 신고 장거기를 뛰고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던 순순하게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집단이었다.

스토리의 힘과 영향력은 대단하다. 우리는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물건이 의미하는 것과 그런 의미를 제공하는 스토리를 사는 것이다.

미국의 주 정부들은 안전벨트 사망사고에 대한 우려로 안전벨트 캠페인을 펼쳤다. 영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안전벨트 미착용의 끔찍한 사고 희생자들을 관람하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들은 다시 ‘안전벨트를 매시오. 그게 법입니다. Buckle up. It’s the Law’ 캠페인을 벌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실패한 캠페인들 사이에서 성공한 메시지가 나왔다. ‘ 클릭 잇 오어 티켓 Click it or ticket’ 은 안전벨트 착용을 10% 증가시켰다. 기억하기 쉬운 메시지의 컨셉의 효과다. 또한 ‘클릭 잇’이라는 간결성과 운율 그리고 놀라움은 메시지의 3가지 요건을 충족시킨다.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

1948년에 시작한 인-앤-아웃 버거는 더블더블, 치즈, 햄버거 세 메뉴만 메뉴에 올려놓았지만 사실 인기 비밀은 ‘비밀 메뉴’에 있다. 이것은 손님들이 스스로 만든 메뉴였다. 메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하고 특별한 느낌을 주는 비밀 메뉴. 그들은 메뉴에 없는 플라잉 더치맨, 엑스 타임즈 와이, 아메리칸 스타일 등의 비밀 메뉴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버거집은 너무 많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인 앤 아웃 버거를 사랑하고 기꺼이 줄을 선다.

신선한 재료에 저렴한 가격이 비밀인줄 알았는데 또 비밀이 있는지는 몰랐다.

나야 원래 햄버거를 싫어해서 모른다지만 왜 자주 먹는 우리 집식구들은 비밀 메뉴에 관심이 없었는지?

스타벅스에서 이 secrert menu( customer created drink)를 시킨 적은 있다. 한글학교 우리반 아이들과 스타벅스를 가면 아이들은 메뉴에 없는 음료를 시킨다. ‘이런 음료도 있었네?' 있는줄 알아도 매번 같은 음료를 마시는 나에겐 여전히 신기할 뿐이다. 게다가 주문받는 점원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당신의 음료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곧잘 한다.

 

 

https://people.com/food/starbucks-secret-menu-drinks/

 

그런 것이 과연 성공할까 싶은데 아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그들은 그런 메뉴를 소셜 미디어에 올려놓고 공유한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인기는 엄청났다. 그런데 거침없는 성공 가도를 달리다가 2010년부터 급격한 주가 하락을 보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원래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흔하지 않았다. 25블록을 걸어 내려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을 2003년도에 볼 수 있었다. 그런 인기를 누리자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자신의 도넛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편리하게 해 주기로 결심하고 판매처를 대량으로 늘린다. 보통의 슈퍼마켓에 도넛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것이 하락세의 이유였다. 사람들이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사랑했던 이유는 규모가 작고 찾기 어려웠다는 매력이 한몫했던 것이다. 우리는 찾기 어려운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회사는 사람들이 그 맛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아이디어를 사랑한 것이다. 우리는 스낵을 산 것이 아니라 발견이자 동경의 대상, 보물 찾기, 알고 있다는 즐거움을 구매했다.

 

 

인기 의류업체였던 갭 Gap의 몰락도 비슷하다. 모든 블록에서 볼 수 있는 상점으로 전락한 갭은 흔해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더 이상 끌지 못하고 끝없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하지만 식상한 것은 싫어한다. 사람들은 싫증을 잘 내는 존재다 (한국에 비해서는 정말 유행이 안타지만).

이것이 비즈니스의 과제다.

책을 읽으면서 이제야 갑자기 슈퍼마켓에 들어온 크리스피 크림 도넛 박스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처음 미국에 여행 왔을 때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인기가 굉장했다. 그 맛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마침 고모네 집 근처에 그 흔하지 않던 매장이 있었는데 그땐 그 매장이 그렇게 보기 힘든지 몰랐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레스토랑 중에서 파네라 브레드 Panera Bread가 있다. 건강한 음식을 신속하게 서비스한다는 강력한 컨셉으로 성공한 레스토랑이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갓 구운 빵 냄새가 나도록 빵이 진열되어 있다. 식당 인테리어는 밖에서도 볼 수 있는 큰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네라가 2005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면서도부터 인기는 더 성장가도를 달리게 됐다. 편안하고 깨끗한 테이블에 앉아서 스타벅스보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시며 와이파이를 쓰는 파네라는 사람들에게 집과 같이 편안한 곳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동네에서 가장 편하게 오래 앉아서 수다 떨기 좋은 장소로 파네라를 선택할 때가 많다. 1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사람을 만난 장소일 듯. 신선한 샌드위치와 샐러드가 좋긴 하지만 여러가지 편안하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회학자들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나이 든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들에게 지혜를 배우며 한 지붕 밑에 살지만 미국인들은 나이 든 사람들을 저버린다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발견한다. 미국의 노동정책은 64세 이상의 남자와 여자들을 취약계층으로 간주하며, 주름진 피부는 해마다 수십억 달러를 들여서라도 피해야 할 운명으로 여겨진다.

194쪽

재밌었던 이야기 중에 마를린 먼로와 결혼했던 전설적인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 Joe Dimaggio)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는 마를린 먼로와 결혼 해서 사는 동안에 마를린 먼로가 산 그녀의 납골당 위 자리와 옆의 자리를 사 두었다. 그러나 합의 이혼으로 헤어진 후 의미가 없어진 그는 윗 자리를 친구인 리처드 폰처(Richard Poncher)에게 팔았다. 리처드 폰처는 자신이 죽으면 마를린 위에 엎드릴 수 있게 자신의 몸을 뒤집어서 관에 넣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부인은 남편의 마지막 요청을 순순히 들어주었다. 장의사가 시신을 뒤집어서 넣는 장면은 코미디가 아니고 실화다. 그런데 부인은 2009년 자신의 비버리 힐스 저택에 붙은 180만 달러의 대출금이 부담스러워서 남편의 납골당을 이베이에 경매한다. 얼마에 낙찰되었는지 아는가? 바로 460만 달러였다. 납골당 하나에 그런 돈을 쓴다는 부자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들은 영원히 섹스에 매혹된다. (책 199쪽 이야기)

미국의 대명사는 낙관주의다

2008년 해리스 인터랙티브(Harris Interactive)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들(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에 비해서 자신과 나라가 처한 경제 상황에 둘 다 낙관적이었다. 삶에 대한 만족도도 유럽인의 만족도보다 두 배 높았다. 그들은 80%가 넘는 사람들이 기적을 믿는다고 대답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책만 봐도 낙천주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이제는 눈의 시대(Age of Eye)다.

짧은 시간, 수백 개의 선택, 그리고 뛰어난 품질이 지배하는 순간적으로만 존재하는 이 새로운 삶 속에서 한 가지 놀라운 힘이 존재한다. 그것은 이미지고 디자인이다. 더 빨리, 더 작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원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고고학자들이 남아프리카에서 4만 년 전 붉은색 오커(페인트)가 발라진 막대(화장도구)를 발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먼저 페인트와 보석 그리고 화장품을 만들었다. 몹시 가난했던 푸에블로 인디언 (Pueblo Indians)들은 매우 아름다운 담요를 만들었다. 그러고보면 디자인이 겉치레나 사치라는 주장은 역사 속에서 지지를 받지 못한다.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예상할 뿐이다.

발음하기 쉬운 회사명을 가진 기업들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쉬운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겉모습이나 쉽게 들리는 것을 선호한다.

고대 이집트인들과 중국인들은 색채를 활용한 치료법인 ‘크로모테라피 chromotheraphy’를 이용했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사람들을 자극하는 데는 붉은색을 사용했다. 그래서일까 조사에 따르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이길 확률이 가장 높다.

재밌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운동화와 달리기 부상 사이의 관계. 신발이 비싸면 비쌀수록 그 신발을 신은 사람들이 부상을 더 많이 당한다는 것이다. 아디다스의 TRX 신발이 무릎 통증을 일으켜서 실패한 대표적 예다.

우리는 가격표를 품질을 나타내는 표식으로 삼는다. 조금 더 비싼 것이 조금 더 나은 것이고 훨씬 더 비싼 것은 훨씬 더 좋은 것이다. 유일한 문제는 ‘내가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와 ‘이 제품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뿐이다.

309쪽

앞으로 가야 할 길

1950년대의 미래학자들은 2000년이 되면 낙하복을 입고 하늘을 날아서 출근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1968년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우리를 정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우주 여객선을 상상했다.

그러나 그런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이들과 얼마 전 오래된 영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를 봤다. 세상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니.!

일리노이 대학의 대니엘 사이먼(Daniel Simon) 교수는 농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한 팀이 경기 동안 총 몇 번이나 패스를 했는지 기록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경기가 중반부에 치달을 때 고릴라 복장을 한 여성이 선수들 사이를 걸어 다녔고 심지어 카메라 바로 앞에서 가슴을 치고 했다. 그런데 실험 참가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뭔가를 집중해서 보려 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놓치고 만다. 정신을 집중해 패스의 횟수를 세려고 노력하자 가슴을 치는 고릴라는 놓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멀티하게 노력할 뿐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루는 것도, 알아차리는 것도 별로 없다.

316쪽

우리의 기대가 우리를 바꾼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엘렌 랭거(Ellen Langer) 박사의 실험에서 청소를 좋은 운동이라고 말을 들었던 실험 군은 아무런 말을 듣지 못한 실험 군보다 실제로 더 건강해졌다.

우리는 기대하는 대로 경험한다. 맛있을 거라고 믿는 믿음은 실제로 맛있는 맛을 선택하지 않고 믿음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바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존재다.

우리가 믿는 ‘현실’은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계에 속한다. 우리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과 주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일 때가 많다.

303쪽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인간이 판단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믿는 선택들이 사실은 얼마나 즉흥적이고 허술한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인간이 가진 생각의 오류를 곱씹게 된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반대로 생각하는 대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존재라는 말에는 역설적으로 기대하게도 된다. 테크놀로지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런 건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아닐까싶다.

지금은 정보의 시대가 아니다. 범람의 시대다. 집중 결핍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질병이다.

이 책은 미국의 큰 기업들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를 한 저자의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크리스피 크림, 포드, GM,스벅이 직면한 문제들을 매우 흥미롭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굉장히 독특한 미국적 특성을 이해하게도 된다. 우리 마음이 가장 복잡한 위력이다.

우리는 스토리를 갈망한다.

군중 속에 일부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개별적이기도 하다.

친숙한 것을 갈망하고 우리가 아는 것을 원한다.

상당히 참을성이 없는 조건에데다가 고를 제품의 종류가 너무 많은 환경에서 인간은 그저 빠르게 결정해 버리고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을 내렸다고 믿는 존재다.

도전은 인간의 전유물이라지만 사실은 매우 단순하고 빠르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결정을 내린다.

우리는 우리의 감각, 눈을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데 단순한 것만큼 우리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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