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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한 권의 책

효도할 수 있을까?

by 북앤라떼 2020. 8. 8.

효도할 수 있을까?

타카기 나오코

작가의 첫 책이 좋아서 계속 이어서 다음 책을 찾아서 보기로 했다.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에서 혼자 사는 팁을 주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는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효도에 대해 팁을 준다.

 

 

인생이 슬픈 것이 아이들이 함께 해 달라고 하는 시기에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본인이 은퇴를 하고 자식과 함께 할 여유가 생길 때가 되면 보통은 자식이 또 사느라 바쁘다.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사이클인데 그럼 도대체 언제 함께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는것 같다. 그러니 '기회 되는대로 해야 한다'가 답이다.

실버세대라는 말도 슬프다. 어느 순간 지하철에서 당연하게 자리를 양보를 받는 부모님을 보면 느껴지는 세월감은 당혹스럽다.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기 전에 효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효도일까? 호화스러운 해외 여행? 비싼 음식? 좋은 선물? 정말 우리 부모님들이 원하는 것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오코는 대부분 자신이 부모님을 뵙기 위해 본가로 가지만 딸을 보겠다고 여행 오신 아버지와의 도쿄에서 함께 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든다. 해야할 일이 밀려 있으면서도 아버지를 생각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딸의 마음이 애틋하게 느껴진다. 아버지한테 엄청 잘 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오코! 알아서 아버지 마음 시원하게 긁어드려야지~ 그러나 아버지를 다 안다고 생각하고 알아서 해 드린 배려가 오히려 아버지가 원하지 않는것이 되기도 하니 효도 이거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데?

부모님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계속 권해보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 나이 들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취향으로 다른 것을 시도해 보려고 하시는 경우도 많다. 책에 나온 나오코 아버지처럼 평소 병맥주를 즐겨 마시다가도 생맥주를 찾기도 하는 법! 나오코 아버님 참~맥주를 좋아하신다. 어느덧 장성한 자녀와 술 한잔 함께 하는 것도 많은 부모님들이 가지는 소박한 바람이 아닐까. 그래서인가 나도 요즘은 한국에 가면 마시지 않던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맥주를 마시는 누군가와 함께 평소 미국에서 하지 않는 일상을 보내는 것 자체가 추억이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 사소한 일이 엄청 그리워지니까.

아무리 가족이라도 관심은 필수다. 부모님 집에 갈때마다 너무 짐이 많아서 꽉 찬 집을 보는 마음이 불편하다. 집은 또 오래돼서 너무 낡고 춥고 그렇게 지내는 부모님에 대한 걱정에 집을 리모델링 해 드린다고 하지만 부모님은 싫다고 하신다. 자식은 부모님께 효도 해 드리고 싶어서 뭔가 해 드릴 때 그냥 기쁘게 받아주시면 그게 또 행복한데..오랜만에 맛있는거 귀한거 사 드리려고 하면 꼭 괜히 돈 쓴다고 하시는게 부모님들이다. 부모님의 이야기라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만화를 보고 뭉클해지다니!

결혼 전에도 시간이 되면 부모님과 자주 여행을 가고 싶어했다. 생각해보면 구래도 많이 간 편이라 생각하는데 여행이라는 것이 하면 할수록 더 가고 싶은 법이다. 여행의 장소와 기간을 불문하고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의미가 있다. 게다가 어느 나이가 지나니까 작가처럼 이젠 여행이 효도 차원으로도 생각하게 된다. 효도관광~

부모님이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고 일본을 떠날 때의 설렘을 잘 담아냈다.

한국 드라마 보고 또 보고 무한반복~

첫 외국 여행의 장소를 고민하다가 한국 드라마 광팬인 부모님을 위해 가까운 나라 한국을 택했고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는 한국 여행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도 있다.

 

특히 우리가 해외여행 패키지를 이용할 때 물건을 사야 될 것 같은 불필요한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괴롭듯이 그들 역시도 인삼 공장에 간다는 것을 보고 웃게 됐다.한국 여행 오면 어디를 갈까? 대장금을 찍은 고궁에 가 보고, 오미자차를 마시고 냉면과 불고기를 먹고 남산타워에 올라갔다 와서 명동과 남대문 시장을 가겠지.

 

진짜 나오코의 여행 사진~

나도 엄마랑 일본에 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엄마랑 같이 일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엄마랑 베프가 된다는 것이다. 엄마랑 보낸 시간이 참 많았다.

한국에 나가서 부모님을 뵐 때마다 (영상 통화를 하거나 보내주신 사진으로도 느낄 때는 있지만 )확실히 오랜만에 뵐 때면 세월의 흔적이 더 강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서글퍼진다.

부모님의 집에 가면 잔소리가 많아지는 것도 공감이 된다.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짐들은 어쩌면 자식과의 추억이 담겨있기에 의미를 두시는 것들이 있다. 지난번의 나도 부모님이 이사를 하시는데 대형 가족사진 액자를 버리지 못하고 어떻게 하시나 고민하는 엄마를 보고는 쉽게 “이제 버리지”라고 말했다가 엄마가 굉장히 서운해하는 걸 느꼈다.

때로는 자꾸만 예전 물건들을 미국으로 가져가라고 나에게 싸 주실 때도 그렇다.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가져와서 버려지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녀의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맛있는 음식이 생각난다. 여행이 별게 아니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쉬는 것. 꼭 여행이 아니어도 함께 먹는 음식은 보약이다. 특히 나에겐 한국에 가서 지내는 것 자체가 몸보신이자 힐링타임이다.

효도라는 거

나도 한 때는~효녀라는 말 들었었는데

딱 미국 오기 전까지만이다.

우리 가족들이 매번 울고 서운해해서 외가 식구들은 언제나 나에게 서운함이 가득하다.

“뭐가 좋아 그 멀리 가서 살아”

그래서 효도는 물 건너 갔구나 싶다.

그래도 아주 한 번씩이라도 할 수만 있다면 1년 치를 한 번에 몰아서 하면 안 될까.

효도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효도라는 말은 참 좋다.

두 번째 책은 더 따뜻하고 좋았다.

이제는 그녀랑 좀 친해진 느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 권으로 끝내기 아쉬워서 한 권 더 읽었는데 한 권 더 봐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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